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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 부동산신탁 시장 진출…‘황금알’ 계속 될까?


  •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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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22 15:32:53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신탁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자본시장 노하우와 신용등급이 높아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수익성과 성장성이 보장된 부동산신탁업을 ‘황금알’로 판단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신한금융지주가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하도록 승인했다. 2006년 출범한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신규 수주액 900억원 규모로 부동산신탁 업계 5위다.

    신한금융지주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라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지난 2017년에는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신탁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말한다. 여기에 아시아신탁까지 더해져 부동산 투자처 발굴 및 개발, 부동산 임대,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등으로 이어지는 부동산금융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리츠운용의 사업 영역은 기존 건물을 임대·관리·매각하는 것으로 제한돼 있었다”면서 “건물을 짓기 전부터 컨설팅을 진행하는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개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양 등은 자금조달이 중요한 분양인 만큼 부동산 계열사와 다른 금융사들이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도 2007년 설립된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3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함께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실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부동산신탁이란 부동산은 있지만 경험과 자금이 없어 관리나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소유주가 소유권을 부동산신탁회사에 이전하고 수탁자인 부동산신탁회사는 소유자가 맡긴 신탁재산(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해 수익을 만드는 사업이다.

    최근 부동산신탁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순이익 사상 최대 50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신탁회사 11곳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30억원(0.6%) 증가한 50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이후 4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 11곳 모두 최소 2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비은행 부문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안정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 부동산신탁업체들의 매출이 서울과 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또 재건축이나 토지개발 업무를 하려면 사업지 선정과 입찰, 분쟁 조율 등 부동산 개발 관련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신규 신탁업체에는 이런 경험이나 인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신탁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전문 인력과 경력이 중요해 처음 몇 년 동안은 실적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미분양 등 우려 때문에 지방보다 서울에 무게가 쏠린 편인데, 최근 정부 기조를 봤을 때 앞으로 2~3년 동안 (서울 재건축 사업은)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평했다. 


    베타뉴스 이승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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