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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복귀소식에 끓어오르는 직원연대…“기득권 회복하려는 수순”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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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1 11:38:21

    ▲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 연합뉴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물컵 갑질'로 고개를 숙이고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지 약 14개월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기득권을 회복하려는 수순"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10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예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로 일했던 조 전무는 앞으로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을 맡아 한진그룹의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예정이다.

    일명 '물컵 갑질'로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섰던 조 전무의 경영 복귀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했기 때문에 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물컵 갑질'뿐? 진에어 불법 등기 이사 재임 의혹

    조현민 전무의 문제는 물컵 갑질 뿐만 아니라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재직했음이 확인됐다.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에 의하면 외국인이 임원으로 등록된 회사는 항공사업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조 전무는 미국 국적이다.

    따라서 조 전무가 등기임원이란 사실은 국적 항공사 면허를 박탈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는 비판 여론이 늘어나자 처벌을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자문을 구한 법무법인 광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매형이 세운 회사에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논란이 됐다. 법무법인 광장은 당시 국토부에 조 전무가 과거 진에어 등기 이사로 재직한 것은 위법이지만 행정 처분하기 어렵고 현재 대한항공 미등기 이사인 것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뒤늦게 다른 로펌 2곳에도 자문을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는 기득권 회복하기 위한 수순" 대한항공 직원연대 강력 반발

    조 전무의 경영 일선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는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는 10일 '조현민 전무, 어떠한 반성도 없이 경영복귀는 시기상조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직원연대는 "작년 조현민 씨가 던진 물컵으로 인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업 이미지와 미래 가치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며 "또한 가족 일가가 벌인 수없이 많은 갑질의 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로 경영 일선에 복귀를 선언하는 모습을 볼 때, 여전히 국민알기를 우습게 아는구나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직원연대지부는 재벌에 관대한 사회풍토가 또다시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모습으로 비춰 안타까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조 전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며 "법적으로 무혐의지만 그 어떤 반성이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 한번 한 적없는 그들이 한진칼이라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이 된다는 것은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주장하던 그들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태"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직원연대는 "조원태의 회장 취임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런 복귀는 사회적 책임이나 직원들의 요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들이 다시 자신들의 기득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며 "자중과 책임이 무엇인지 모른 채, 돈에 대한 욕망에 젖어 있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끝까지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이들의 독단으로 인한 우리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의 기업으로 계속 도약하겠습니다."

    한진그룹의 인사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이에 대해 "이런식의 복귀로 국민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민의 기업이라면서 왜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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