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인터뷰] 아동출판 시장의 미래를 열어 간다…도서출판 아람 이병수 대표


  • 김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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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8 16:45:39

     도서출판 아람 이병수 대표. 이병수 대표는 1987년부터 33년간 도서출판업 한우물을 판 출판업계 대표 기업인이다.

    2008년에 설립된 도서출판 아람은 올해로 12년차 어린이전문 출판사다.

    '어린이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깊은 감동'을 전한다는 목표로 개발되어 출시한 도서들이 아동출판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자연관찰 전집 “자연이랑”과 오감예술놀이 전집 “베이비올 명화음악”이 대표적이다.

    “자연이랑”은 단순 백과사전식 나열이 아닌 생생하고 다양한 놀이형 콘텐츠로 자연스레 융합독서를 이끌어 주고, “베이비올 명화음악”은 마치 장난감을 갖고 노는 듯한 작동형 구성으로 명화와 클래식 음악을 아이들에게 체화시켜 준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재미있어 하고, 끊임없이 궁금해 하고, 오랜 동안 갖고 놀도록 함이 이 책들의 특징이다.

    단순한 학습도구를 넘어, 놀이형 책 육아로의 변화를 이끄는 도서출판 아람의 이병수 대표를 베타뉴스에서 만나 보았다.

    이병수대표는 대학졸업후 1987년부터 지금까지 33년간 도서출판업 한우물을 판 출판업계 대표 기업인이다.

    ▷2017년부터 아동출판협회 회장직을 맡아 활동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회장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은?

    아동출판협회는 회원의 90% 이상이 웅진, 프뢰벨, 몬테소리 같은 전집 출판사다. 전집 시장은 유통 특성상 도서정가제 정착이 매우 어렵다. 시장에 생계가 걸려 있는 전집서점 경영주들에게, 도서정가제는 양날의 검 같다. 보다 저렴한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에 맞추려면 끊임없이 할인에 할인을 해 줘야 하는데, 결국 이는 시장을 위축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주위 서점과 과도한 경쟁을 하게 되고, 출판사는 양질의 도서보다는 저렴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게 될 우려가 있다. 건강한 시장으로 키워 나가기 위해서 도서정가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고, 탄탄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아동출판계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까?

    아동출판계 불황은 무척이나 오래된 이야기이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낮은 출산율로 인한 어린이 인구 감소가 미래시장을 더욱 걱정스럽게 만든다. 직접 소비자인 어린이 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어려워지겠으나, 이런 상황을 타개해 나갈 책임 또한 시장 종사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방문판매로 시작된 전집시장이 1세대라면, 서점 중심의 현 시장을 2세대라 할 수 있다. 3세대는 교육체험과 소비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문화가 중심이 될 것이다. 2세대 전집시장은, 키즈카페와 교육센터의 결합 같은 놀이와 책 교육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의 사업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출판인들이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할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아람은 얼마 전 “키즈올”이라는 갤러리 형태의 서점과 “씨앗책방”이라는 체험형 프리미엄 브랜드숍을 오픈했다. “키즈올”에서는 전문 상담사를 통한 독서 인프라 설계와 활용 프로그램을 지도받을 수 있다. “씨앗책방”에서는 최신 트렌드의 체험놀이 학습을 경험해 볼 수 있다.

    AI세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이런 새로운 복합공간으로의 변화는 당연한 트렌드의 흐름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복합공간에서는 전집이라는 상품 이외에 연관된 영상 콘텐츠, 학습 프로그램, 진단 서비스, 게임 등의 부가 서비스 제공 역량이 경쟁의 핵이 될 것이다. 이에 도서출판 아람은 동영상, 노래, 스토리 등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KT기가지니등 여러 플랫폼 사업자와 공유, 재생산 해내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0년을 살짝 넘긴 길지 않은 역사에 비해 도서출판 아람의 인기가 상당하다. 어떤 매력 때문인지 궁금하다.

    “책 한 권을 만들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그리고 제대로 만들자, 비용이나 시간은 그 다음이다”라는 사업가치관을 창업 이래 줄곧 유지하고 있다. 그 사명감을 통해 만들어진 전집 상품이 벌써 20종이 되었다. 상품 하나 하나가 모두 시장에서 사랑 받고 있어서, 매일같이 초심을 다지고 또 다진다.

    도서출판 아람의 모든 전집상품은 네 가지 다름을 기반으로 만들어 진다.

    첫 번째는 기획의 다름이다. 시장분석보다는 아이들의 행동양식 연구로 시작한다. 아이들 관점에서 연구되고 도출된 주제를 생활 속 소재와 아이들의 행동양식과 결합하여 스토리를 기획한다. 시장에 내놓는 상품이 열매라면, 기획은 씨앗이라 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므로 신중하게 진행된다.

    두 번째는 전문성의 다름이다. 분야별 전문 편집자에 의해 제작이 진행된다. 과학그림책은 과학 전문 편집자가, 명작문학책은 아동문학 전문 편집자에게 프로젝트를 위임한다. 기획 단계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문가에 의해 완성도가 높아지고, 최종 원고는 해당 분야 전공 교수들의 감수를 받게 된다.

    세 번째는 제작의 다름이다. 구강기 단계부터 만나는 아이들 책, 대충 만들수는 없다. 종이 재질, 라운딩 처리, 세이펜등 IT기기와 연결되는 다양한 처리 등 실물 제작의 끝까지 정성을 담는다.

    네 번째는 교육의 다름 이다. 서점 및 아람북스에서 만나게 되는 도서출판 아람의 상담사들은 모두 “아람씨앗독서”의 교육체계를 이수한 분들이다. 도서출판 아람 전집의 판매를 위해서는 아람의 정규/보수/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함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교육 과정을 통해 독서지도사, 북큐레이터, 다중지능상담사 등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아람’은 밤이나 도토리가 잘 익어 벌어지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이처럼 밝고 건강하게 아이들이 자라 나가는 것이 아람의 소망”이라고 말하는 이병수 대표

    ▷대한민국교육사업대상, 한국출판문화대상, 학부모가 뽑은 교육브랜드 대상 등 도서출판 아람의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아람의 책을 만드는 철학은 무엇인지?

    책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책들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연암 선생의 말씀 중에 “비슷한 것은 가짜다.”라는 말이 있다. 출판 일을 준비할 때부터 그 말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앞서 말씀드린 도서출판 아람의 네 가지 차별화 요소를 꾸준히, 일관되게 유지해 왔기에 분에 넘치는 많은 수상을 하게 된 것 아닐까 생각한다.

    곧 출시될 명작문학과 마음동화 심쿵 또한 그렇게 만들고 있다. “명작문학”은 막연히 “명작이니까 필독서야.”가 아닌, 잘 쓰여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아이들의 글 읽어 내는 힘을 키워 주도록 설계되었다. “마음동화 심쿵”은 전조작기를 막 벗어난 아이들에게 올바른 행동양식이 가슴 속 깊이 심어지게끔, 마음이 “쿵”하고 울리는 그림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어린 시절 책 읽기 지도는, 그 어떤 교육보다 우선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 페이지 읽어 내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책 좀 보라고 잔소리 입에 달고 사는 취학 앞둔 아이의 부모들, 모두 어린 시절 책 읽기 습관부터 비롯된 혼란들이다.

    아이가 책을 갖고 놀다 함께 잠들고, 눈 뜨면 책장에 달려가 책을 빼어 들고, 아빠 엄마의 웃음 속에 책으로 노는 모습, 바로 이 멋진 장면이 도서출판 아람이 꿈꾸는 매일의 하루이다.

    ▷도서출판 아람이 향후 추진하고져 하는 중점 목표는?

    ‘아람’은 밤이나 도토리가 잘 익어 벌어지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이처럼 밝고 건강하게 아이들이 자라 나가는 것이 아람의 소망이다. 이를 위해 아람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어린이책을 번역하여 소개하고, 또 한편으로 국내 창작 그림책을 제작해 전 세계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아이들이 아람처럼 튼실하게 자랄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고자 한다.

    도서출판 아람은 향후 감성과 인성, 교육에 두루 기여할 수 있는 유아·아동 전집을 지속적으로 기획 및 출판함은 물론, 양질의 유치원 교재와 교구를 제작하여 유치원 교육에도 힘을 쏟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해외에도 더 많은 전집을 수출해 아람의 그림책을 더 많은 세계의 아이들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도서출판 아람은 보물 창고를 지키는 창고지기의 마음으로, 춤추는 아이들을 위한 노래가 될 책, 아이들의 꿈과 행복이 될 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베타뉴스 김순덕 (duc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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