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사교육 유발요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과학고 입시를 손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공약인 '학원 일요일 휴무제' 도입 방안도 마련하는 등 '사교육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산하 정책연구소인 교육연구정보원에 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 연구를 주문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고 입학전형 중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수험생이 느낄 만한 부분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12일 "과학고 입학전형에서 사교육 유발요소를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입학전형을 개선해 중학교 과학·수학교육을 정상화하고 활성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내년 실시될 2021학년도 고교 입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고 입학전형은 세부적으로 나눠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자기소개서와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를 보는 '서류평가', 두 번째는 제출서류의 진위를 판단하는 '출석면담'이다. 세 번째는 수학·과학문제를 푸는 '소집면접'이다. 이중 사교육 유발요소가 많다고 지목되는 것은 마지막 단계인 면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작년 '과학고 입학전형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과학고 입학전형을 일부 개선했다. 당시 TF도 면접단계에 사교육 유발요소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시작될 과학고 내년도 신입생 입학전형 때부터 면접문제 출제에 과학고 교사뿐 아니라 중학교 교사도 참여한다. 기존에 중학교 교사는 과학고에서 낸 문제를 검토하는 역할만 했다.

면접문제 유형도 과학·수학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창의융합형'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했는지 확인하는 형태 위주로 바뀐다.

실제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는 입학전형 요강에 "면접 때 중학교 교육과정에 기초해 과학·수학의 기본개념, 창의성, 잠재력, 인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고는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과 함께 사교육을 유발하는 '몸통'으로 지목돼왔다. 과학고·외고·국제고 진학 희망자 사교육비는 2018년 통계 기준 40만1천원으로 일반고 진학 희망자(25만9천원)보다 35.4% 많았다. 사교육 참여율도 87.9%로 10.6%포인트 높았다.

아울러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연구정보원에 학원일요일휴무제 도입방안 연구도 요청했다.

학원일요일휴무제는 학교교과를 가르치는 교습학원은 일요일에 반드시 쉬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학원의 영업권과 학생·학부모의 학습·교육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교육계에는 학원일요일휴무제를 도입하려면 국회에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조 교육감은 법 제정을 우선하되 불가피하면 조례로라도 시행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도 학원의 심야교습시간은 각 시·도 조례로 규제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학생들이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학원에 다니면서 받는 피해를 실증해 학원일요일휴무제 도입근거를 만들면서 구체적인 제도도입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온라인뉴스팀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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