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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320억원 횡령'…한보 정태수 아들 도피 21년 만에 ‘압송’


  •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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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2 14:30:08

    ▲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국적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회삿돈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정씨는 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혔다. (사진=연합뉴스)

    - 파나마 출국 과정 붙잡아 국내 송환…회삿돈 320억원 스위스로 빼돌린 혐의

    21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최근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54)씨가 22일 한국에 송환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파나마에서 붙잡은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아들 정한근 씨를 이날 한국으로 압송 중이라고 밝혔다.

    오후 1시 반경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온 정 씨는 잠바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취재진이 그간의 도피 경위와 심경 등을 물었으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 씨를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는 23일 오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 씨는 지난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듬해인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고 해외로 도주했다. 같은 해 7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영장 집행까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정 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재판에도 불출석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했지만, 역시 집행이 어려웠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지난해 정 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측근의 인터뷰가 방송된 일을 계기로 다시 소재 추적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정씨가 마지막으로 체류한 에콰도르 당국으로부터 정씨가 이달 18일 파나마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파나마 이민청 등의 협조를 얻어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정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파나마에서 두바이로 이동한 뒤 그가 국적기에 탑승하자마자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한편,'한보 사태' 장본인인 정태수 전 회장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회장의 경우 현재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정 전 회장은 국세청이 2014년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 체납액이 1위로 체납액은 2천225억원에 이른다.


    베타뉴스 이동희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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