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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비전①] 혁신 선언한 이재용의 삼성…안정·변화 동시에 잡을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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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1-22 10:25:29

    재벌공화국, 대기업공화국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18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상위 100대 기업의 수출액은 전체의 66.5%을 차지하고 있으며 1000대 기업으로 넓히면 그 비중은 83.8%까지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이 안고가야할 책임감, 비전 제시는 우리 경제에 그만큼 중요한 '무언가'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20년 새해로 접어들며 이들은 과연 어떤 전략과 비전을 내놨을까. 베타뉴스가 새해를 맞이해 각 기업을 이끄는 총수의 경영 마인드와 비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편집자 주>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 연합뉴스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

    지난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화성사업장의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강조한 말이다. 지난해 홍역을 치렀던 이 부회장은 올해 대대적인 삼성의 혁신을 천명하면서도 변화가 혼란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한 안정과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독립성 자율성 보장` 삼성 준법감시위…"전 경영진 직접 조사"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삼성의 변화는 준법감시위원회의 출범이다. 삼성은 창사 82년 만에 외부 준법경영 감시기구를 출범시켰다.

    준법감시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지난 9일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의 완전한 독립성을 약속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났고, 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준법감시위의 완전한 자율과 독립성에 대한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 운영의 기본원칙은 독립성과 자율성이 생명이다. 전 경영진을 직접 조사할 것"이라며 "삼성의 개입을 완전히 배재하고, 준법·윤리경영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준법감시위 운영에 대해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대응조치`로 분석된다며 이 부회장의 양형 평가에 반영하려는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위원회의 권한과 ▲내부적으로 운영되던 준법감시인이 아닌 외부 인사로 구성됐다는 점 ▲운영기한이 없는 점 ▲경영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점을 볼 때 쇄신을 위한 이 부회장의 의지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에 따르면 삼성 내부의 법 위반사항을 준법감시위가 직접 조사할 수도 있고, 총수인 이 부회장도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베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준법감시위에 대해) 일부 양형을 고려한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을 안다"면서도 "살펴보면 기한의 제약도 없고, 직접 경영 관련 보고 및 자료 제출 요구도 할 수 있는 점, 개선 요구를 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위원회 홈페이지에 외부적으로 문제점을 밝힐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보여주기 식은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다…안정을 통한 내실 다지기

    삼성전자의 정기 인사에 대해 최근 대내외적으로 휘둘리는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큰 틀에서의 안정에서 내부적 혁신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부사장 14명 등 총 162명을 승진시키는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최용훈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그룹장이 승진했고, 스마트폰 업무를 중점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에서는 최원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이 승진목록에 이름을 알렸다.

    네트워크사업부의 경우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미주BM그룹장은 미국 신규사업 진출 및 5G 상용 서비스 모델 발굴을 인정받아 승진했고,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장은 V낸드 세대 전환 성공을, 최진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장은 솔루션사업 경쟁력 강화를 각각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눈에 띄는 것은 나이와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와 역량에 따라 인사 발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경영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단행된 인사에서도 큰 틀에서의 안정, 그 안에서의 젊은 변화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IT모바일(IM) 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인 전경훈 부사장을 포함해 4명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5명의 위촉업무를 변경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사장급 임원은 13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을 맡았던 김기남 부회장과 소비자 가전 CE부문장이었던 김현석 사장, IT·모바일 분야의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은 유임했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들을 유임시켜 변화에 일방적으로 휩쓸리는 것을 경계한 이 부회장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IM부문 무선사업부장으로 승진한 노태문 사장은 2018년 부사장에 오른 뒤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1년 만에 무선사업부장으로 다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질적인 총괄 위치에 올랐다. 삼성전자 내에서 스마트폰이 갖는 위상을 고려했을 때 노 사장의 승진은 젊은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는 부문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사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한편 후진 양성에 더욱 전념하길 기대한다"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주역인 52세 젊은 리더인 노 사장은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정 속에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삼성전자, 2020년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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