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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자연과 공예의 어우러짐..문체부 주최 '공예트렌드페어 2020' 열려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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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12-05 18:39:46

    ▲ 공예디자인페어2020 전경©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코로나19 비대면 시대를 맞아 '나만의 개인공간'의 중요성이 부각된 요즘 공예가 있는 삶은 어떤 모습이며 '쉼이 있는 집, 공예를 머금은 집'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화두를 가지고 열린 ‘2020 공예트렌드페어’가 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에이(A)홀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공진원)이 주관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식 누리집에서 다양한 온라인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올해로 열다섯 번째를 맞이한 ‘공예트렌드페어’는 국내 최대의 공예 축제이자 공예 전문 박람회로서 소비자와 공예가를 잇는 교류의 장이다. 공예 작가와 공방, 기업, 단체 등 300여 곳이 참여한다.

    전시 현장에는 주제관, 시범전시(쇼케이스)관, 브랜드관, 창작공방관, 갤러리관, 대학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사업관, 차문화전시관 등의 부스가 마련된다.

    올해 주제관은 ‘휴가예감(休家藝咁) 쉼이 있는 집, 공예를 머금다’를 주제로 강신재 감독(보이드플래닝 소장)이 기획을 맡아 특별한 공간을 준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된 우리 생활방식을 담아 새로운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쉬고 치유할 수 있도록 공예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휴가예감’이라는 주제를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차문화 전시관도 연다. 한국문화연구소 ‘옥인다실’의 이혜진 대표가 기획을 맡아 ‘별서정원(別墅庭園)’에서 얻은 영감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다도체험 프로그램과 ‘차생활 도구전시’ 등을 운영한다.

    ▲ 왼쪽부터 다니엘 카펠리안, 박태홍, 조성호의 작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태훈 공진원 원장은 "여러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박람회를 준비했다"며 "쉼과 함께 공예를 가까이 두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외에도 인사동의 공진원 전용 매장과 박람회 현장에서 다양한 공예품을 가까이 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성호 공진원 공예산업팀장은 '휴가예감'을 테마로 한 주제관을 소개하며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외 바이어들을 통한 매출이 증가하는 한편 관람객의 70%가 여성, 또한 60%가 10대에서 30대까지의 젊은 층"이라고 밝혔다.

    홍 팀장은 이번 박람회에 선뵌 공예품을 네이버 아트윈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아름다운 예술품, 소중한 공예품이 함께 하는 '우리집''을 제안했다.

    ▲ 장은석 작가 및 신경균, 양병용 작가의 작품이 어우러진 중정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번 박람회의 주제관을 기획한 강신재 감독은 직접 주제관 및 작품을 설명하며 '휴가예감'의 의미를 풀어냈다.

    강 감독은 주제관의 입구를 프랑스 작가집단 오마스페이스의 다니엘 카펠리안의 '상승(elevation)'으로 시작했다. 강 감독은 '상승'을 에너지는 지구와 우주 사이를 흐르며 어둠에서 빛의 공간으로, 땅으로부터 비롯되는 비움과 채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또한 코로나19 시대의 어두움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박태홍 작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실제로 청와대 집무실에서 쓰는 테이블을 만든 작가로 이번 주제관에 나무 소재의 작품을 선뵀다. 박 작가는 "어떻게 죽은 나무에 생명의 숨길을 불어넣고 인위의 작업을 통해 무위의 자연으로 아우르게 할 것인가"라는 말로 자신의 작품을 해석했다.

    조성호 작가는 베를린 장벽을 탁본으로 떠 주조 기물로 만든 '금속'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베를린 장벽이 매체를 뛰어넘고 공간을 초탈해 그릇으로 태어났다"고 부연했다.

    주제관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은석 작가의 '이끼, 돌'은 중정의 느낌을 살린 주제관 중앙에 위치해 있다. '이끼, 돌'은 양병용 작가의 '원반'이라는 붉은 막소반,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와 어우러져 근사한 정원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들은 직사각형으로 뚫린 빈 공간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게 해 한 폭의 정물 혹은 풍경화의 느낌을 자아낸다.

    강신재 감독은 "일상이 무너진 뉴노멀의 시대에 '집'이라는 공간에 이전의 평범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휴가예감'의 주제"라며 "섬세한 사람의 손길로 자연을 공예로 변화시키는 일은 결코 현대기술이 대체할 수 없으며 자연이 공예로 변신하는 것은 코로나팬데믹 시대의 위로"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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