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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입증책임 '5인 미만 사업장 제외'…파장 확산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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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1-07 14:53:00

    ▲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정의당 의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피켓을 들고 있는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실 앞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여야가 합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이 기존의 정부안보다 완화되면서 중대재해법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여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기존 정부가 제안한 중대재해법 방안보다 완화된 형태의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

    이번 여야가 합의한 중대재해법은 ▲공무원 처벌 특례 조항 삭제 ▲인과관계 추정조항 삭제 ▲상시근로자 5인(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은 10인) 미만 소상공인과 점포 규모 1000㎡ 미만 영업장, 학교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등이다.

    특히 인과관계 추정의 경우 중대재해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직전 5년간 안전조치 관련법 위반이 3회 이상 확인될 때 사고발생 책임을 묻는 조항으로 이를 통해 기업 경영인의 안전 의무를 더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주 목적임에도 삭제됐다.

    결국 중대재해법을 통해 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그 인과관계 증명을 완벽하게 해야 처벌을 할 수 있게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여야의 합의를 두고 '기업들의 요구가 너무 반영된 것 아닌가'라는 비판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서울에서 건설노동업을 하고 있는 L씨는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안전에 소상공인이 어딨고 대기업이 어딨나, 모두가 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안전하게 관리를 할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사업을 하지 말아야지 학교라고 빼고, 업체규모가 영세하다고 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동료 P씨도 "결국 이게 기업들 눈치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라며 "부동산은 하지 말래도 그렇게 밀어붙이면서 결국 현장 근로자 목숨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기업 눈치를 보나, 참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법안 추진에 앞장섰던 정의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오늘 거대 양당은 안전보건담당이사를 둬서 안전보건을 외주화할 길을 남겼다. 산재가 대부분 영세사업장에 몰려 있음에도 발주처를 삭제했다"며 "정부와 거대 양당은 시민 안전과 생명 대신 재계의 안전과 생명 지키기를 선택했다. 정부와 국민의힘,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류호정 의원도 "발주처도, 공무원 처벌도, 벌금 하한형도 빠졌다. 주요 내용은 다 빠진 것이다. 뭐가 남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피력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장은 "인과관계 추정 삭제 대신 5년 안에 사고가 있었던 경우 가중처벌하는 조항이 들어갔다"며 "오히려 예방과 관련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안전관리, 재해예방을 위한 예산지원 의무 조항을 신설했다. 처벌만으로 중대재해를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처벌만으로 막을 수 없다'는 백 의원의 발언에 대해 베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럼 법은 뭐하러 있고 그 법을 제정하는 국회는 뭐하러 있나, 법의 대부분이 처벌을 위한 것이고 처벌의 근거가 법인 것인데 그걸 부정하는 건 본인의 지위를 부정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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