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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널, 다시 찾은 죽음 속 무한의 고통을 찾다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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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5-04 09:47:22

    [베타뉴스=이승희 기자]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죽음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많은 해당 장르의 게임들이 죽음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수한 죽음의 반복을 즐기며 그 안의 재미를 찾는 것이 바로 로그라이크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4월 30일 자막 한글화로 국내 정식 출시된 PS5용 독점 게임 '리터널'(Returnal)은 이런 장르의 특성을 아주 잘 살린 수작이다. 3인칭 슈터 기반의 게임성도 인상적이지만, 파밍하며 발전하는 과정을 개발사만의 독특함으로 잘 풀어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주제다. 게임은 셀린이라는 여성 우주인이 어떤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녀는 끊임 없이 죽고 되살아나는 끔찍한 경험을 하며 '반복되는 고리'를 끊기 위해 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연출과 미묘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사이사이 공포감을 유발 시키는 독특한 전개 등은 그녀의 생존을 위한 분투를 더욱 실감나게 느끼게 해준다. 이는 고스란히 유저의 게임 몰입성으로 연결된다.

    미지의 행성에서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상태라는 끔찍한 환경에서 셀린은 행성 내 존재했던 고대 문명의 발자취와 무수히 죽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나아간다.

    언리얼 엔진4로 제작된 이 게임은 PS5 독점 게임답게 뛰어난 그래픽과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부드러운 60프레임과 4K 해상도가 주는 시각적인 재미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3개의 테마 행성의 구현은 섬세하고 인상적이다.

    리터널의 게임성은 근래에 보기 드문 방식을 결합한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게임은 3인칭 기반의 슈터와 파밍, 그리고 탄막 액션이 더해진 형태를 띈다. 2D 기반의 비슷한 장르는 많았으나, '리터널'은 이를 3D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3인칭 슈터 액션은 완성도도 높고, 즐거우며, 매우 빠르게 전개되어 플레이하는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다. 여기에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햅틱 피드백 기능과 L2, R2에 배치된 적응형 트리거가 더해져 보고 듣는 걸 넘어 사실적인 손맛까지 경험하게 한다.

    특히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는 현장에 있는 미세한 반응부터 무기마다 차별화된 손맛 등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해 플레이 하는 내내 몰입감을 최대 수준으로 높여준다. 아마 이 게임의 다른 점보다 이 부분이 주는 매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여기에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방대한 탄막요소는 부지런한 조작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유저들에겐 인상적인 재미를 안겨준다. 정말 화면 가득 채워지는 탄막을 보고 있으면 몰입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게 만든다.

    탄막은 게임 내 등장하는 몬스터와 보스마다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적들이 결집한 공간에서는 그야말로 난장판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하면 오히려 이런 과정을 즐기게 되는 묘한 매력이 나온다.

    그리고 게임 곳곳에 숨겨진 요소들과 긍정과 부정의 효과를 고려해 획득해야 하는 아이템 파밍 요소는 파고드는 재미를 높여줘 복합 장르 게임이 줄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은 불편함 없이 즐기게 만들어준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사운드를 비롯해 여러 버그로 인해 게임 플레이에 불편을 주는 일이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 특히 사운드 버그는 특정 무기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리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가 생각보다 부족한 점도 단점이다. 실제 게임 콘텐츠는 3개의 테마, 6개 스테이지로 구성되며, 온라인 랭킹을 겨루는 챌린지 모드로 구성돼 있다. 난이도 조절도 없고 흔히 말하는 2회차 플레이 보상 요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죽음 뒤에는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성장 기반이 있는 타 로그라이크 게임과 비교해 다소 난이도가 높게 느껴진다. 특히 보스를 거의 다 잡은 상태에서 사망할 경우 정말 멘탈이 날아가는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게임 진행의 재미가 상당히 인상적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게임성 때문에 분명 호불호가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3인칭 슈팅과 액션에 자신 있고, '다크소울' 시리즈나 '블러드본' 같은 게임에서 쾌감을 얻는 유저라면 이 게임은 아주 매력적이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 보상 없이 반복되는 죽음을 싫어하거나 조작이 약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PS5의 뛰어난 성능은 물론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를 완벽하게 경험해보고 싶다면 '리터널'은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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