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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정몽규 HDC 회장, '회장직 내려놓기, "대주주 책임은 다할 것"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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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1-18 09:16:04

    ▲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정몽구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최근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사과하면서도 대주주로서 책임은 다하겠다고 밝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99년부터 23년 동안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고객과 국민에 대한 신뢰를 지키고자 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고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회장은 "경영자로서 물러나지만 대주주의 책임은 다하겠다"고 말하며 지주사인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각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했지만 대주주의 직위는 유지하겠다는 건 결국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정 회장은 건설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최대 주주로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며 "2선 후퇴로 책임을 미루고 도망가는 것인가. 구속돼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우 안전시민연대 대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는 눈속임용이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정 회장의 손을 떠나 기업이 운영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은 인간의 생명과 목숨을 희생해서 자신의 무한 탐욕을 추구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행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살인기업이다. 백주대낮에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강도와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한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제 수위에 대해 "법이 규정한 가장 강한 페널티(처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일으키면서 미흡한 대응과 부실공사 의혹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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