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자도 못 갚는 한계 기업 속출...4대 은행 ‘깡통대출’ 3조 육박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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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11-20 15:38:10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가계와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보다 기업의 ‘무수신여신’ 잔액 규모가 더 크게 늘면서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종 부도 처리되거나 파산·청산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의 '깡통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 경기 침체와 고금리의 이중고 속에서 시중은행 자금을 대출받고 이자조차 내지 못한 채 무너지는 가계와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최종 부도 처리되거나 파산·청산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의 '깡통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은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총여신이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에서 무수익여신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천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9천754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이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로 늘어난 것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였다. 이는 고금리·고물가와 함께 경기둔화가 겹치며,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경영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의 사정은 다른 지표에서도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올해 3분기 기준 1213건에 달해 작년 동기(738건)보다 64.4% 급증했다. 개인 파산 접수가 올해 3분기 누적 3만1012건으로 지난해(누적 3만1026건)와 유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누적 전국 어음 부도액은 4조156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202억원) 대비 214.9% 급증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의 부도가 지난해 1∼10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약 40% 증가해 주요 17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한국 비(非)금융 기업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26.1%로 세계 34개 나라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을 웃도는 나라는 홍콩과 중국 뿐이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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