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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곤돌라 설치,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도 철회해야”...시민단체, 서울시교육청서 집회 열어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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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1-04 13:31:59

    ▲ 남산숲살리기시민연대가 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시민연대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전국환경단체협의회와 서울학부모연대 등이 중심이 된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는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건설 백지화 요구에 서울특별시 교육감과 교육청이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남산숲지키키연대가 기존에 요구해왔던 환경권과 더불어 학습권에 대한 요구를 더욱 강력하게 요청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 앞을 집회 장소로 정했다.
     
    앞서 남산 곤돌라 관련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과거 무산됐던 조성 사업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곤돌라 설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학부모연대가 가세해 인근 리라초, 숭의초 등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숭의초등학교 교장이 남산 곤돌라 설치를 찬성하고 나섰다고 알려져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한재욱 환경단체연합 대표는 "박원순 시장부터 오세훈 시장까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상업 논리만 계속되고 있다"며 "남산 곤돌라는 케이블카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졸속으로 설치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남산숲살리기시민연대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학습권 지켜야 할 서울시 교육청은 남산곤돌라 건설이 어느 정도 학습권을 침해할 것인지에 대해 서울시에 따져보고 일단 곤돌라 건설 유보를 요구해야 한다
     
    남산곤돌라 건설구간인 예장자락에는 리라초등학교, 숭의초등학교, 리라아트고, 숭의여대, 리라유치원 등의 학교들이 밀집해 있다. 남산곤돌라는 이들 학교들에서 50미터 내지 100미터 이내 거리에 건설된다. 25대의 남산곤돌라 리프트가 공중에 매달려 정상부까지 오르락내리락한다면 수천명 학생들의 학습권이 방해받은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학생들을 구경케 하거나 촬영케 한다면 이는 명백한 아동권과 초상권 침해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학습권과 아동권 훼손에 대한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자 서울시는 남산곤돌라 건설구간과 학교 사이에 20미터 내지 25미터의 수목 지대가 있어 학습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해명을 사실로 믿더라도 서울시는 학습권 피해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학습 피해가 크지는 않다는 건 학습 피해가 있기는 하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과연 그 학습권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밝혀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권 수호에 1차적인 의무가 있는 학교 당국과 교육청, 그리고 교육감은 학습권 피해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지 서울시에 답변을 요구하거나 서울시와 공동 연구를 우선해야 한다. 분명히 서울시는 크지 않다고 했지 학습권 피해가 없다고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학습권 피해가 크지는 앉지만 있을 거라는 이러한 서울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리라초등학교 등 예장자락 학교당국들과 서울시 교육청이 남산곤돌라 건설에 동의하거나 침묵을 지킨다면 심각한 직무유기다.
     
    서울시의 해명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과연 20미터 내지 25미터의 수림이 학교를 완전히 차폐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남산곤돌라가 지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즉 남산곤돌라가 25미터도 안되는 높이의 공중에 지어진다는 건가? 대체 어느 정도 높이 공중에 남산곤돌라가 매딜려서 오르락내리락하기에 수림들이 학교를 ‘차폐’한단 말인가! 

     
    그리고 과연 20미터 내지 25미터의 수림이 남산곤돌라 전구간에 존재하는가? 육안으로 봐도 군데군데 수림이 낮은 높이로 있는 지역이 존재한다. 어떤 구간은 너무 낮아 휑할 정도이다. 곧 남산곤돌라 전구간에 수목이 있어 학교가 차폐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서울시는 해야 하며 학교당국과 교육청은 서울시에 시뮬레이션을 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시의 해명대로 크지는 않지만 학습권 피해를 받을 남산 예장자락 수천명 학생들과 수만명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냈는가? 
     
    만에 일이라도 학생들과 학부모의 동의도 받지 않고 학교장들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마치 전학교 구성원이 동의한 것으로 둔갑시키려 한다면 이는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 강자와의 동행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역시 자기모순이며 기만행위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남산곤돌라는 리라유치원, 숭의여대부설유치원, 리라초등학교, 남산초등학교, 숭의초등학교, 리라아트고등학교, 숭의여자대학교 등 수천명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놀자’ 분위기로 바꿀 뿐 아니라, 쉬지않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곤돌라 탑승객들이 학생들을 ‘볼거리’ 삼아 아래로 내려다보게 하게 하여 아동 인권과 학습권, 그리고 생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할 것이다. 
     
    25대의 곤돌라가 남산의 경관을 훼손하면서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 사회복지시설 위로 운행시간 내내 돌고 있는 모습을 상상을 해보면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가 아닌 ‘무서움이 가득한 남산’으로 변할 것이 분명하다. 
     
    서울시는 수목으로 차폐된다는 비과학적 주장을 멈추고 시뮬레이션을 제시해야 한다. 시뮬레이션을 아직 하지 않았다면 그리 시급하지도 않은 남산곤돌라 건설을 일단 유보해야 한다.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공청회를 열어서 시민들과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일의 우선 순위이다. 그런 연후에 남산곤돌라 건설을 한다고 해서 이를 탓할 시민은 아무도 없다. 대체 뭐가 그리 시급하단 말인가! 
     
    애국가 2절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남산 위의 저 곤돌라”가 될 것을 우려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사항
     
    1. 서울시는 20미터 내지 25미터의 수목 지대가 있어 남산곤돌라의 학습권 침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하여 학습권 침해가 있기는 함을 인정했는데 그렇다면 그 침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라!
     
    2. 서울시 교육감과 교육청은 서울시가 남산곤돌라 건설로 크지는 앉지만 학습권 피해가 있음을 인정한 것에 주목하여 남산곤돌라 건설을 일단 유보하고 그 피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서울시에 시뮬레이션해 줄 것을 요구하라!
     
    3.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는 학교장의 동의서는 즉각 휴지통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4년 1월 3일
    서울학부모연대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녹색청년봉사단 
    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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