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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실망감’ 이후...증시 하락세 이어질까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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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2-27 16:56:27

    ▲ 하나은행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지난 26일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날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등 IT 중심의 수출 모멘텀 회복과 연준의 상반기 정책 전환 기대감 등으로 지수 흐름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저PBR주의 등락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상장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 가치 제고 노력 ▲투자지표 비교 공표 ▲밸류업 관련 ETF 개발 ▲체계적인 상장기업 밸류업 확산 지원 등이 담겼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세제혜택 등 기업들로 하여금 실행의지를 높일 만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추후 후속대책으로 미뤄 놓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 말 이후 증시 반등을 견인했던 업종 대부분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혔던 저PBR 업종이었으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저PBR주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에서는 ▲저PBR 주식들에 의해 생겼던 모멘텀이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로 소멸되면서 앞으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것인지와 ▲저PBR주 자체가 소강상태를 맞을 것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대외 수요 의존도가 높은 수출 업종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등 매크로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며 “현시점 이들 국가의 경기 모멘텀은 개선되고 있는 중이며, 연준의 상반기 금리인하 전제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감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저PBR이라는 정책 모멘텀 이외에도 전세계 경기의 양호한 흐름에 따른 반도체 등 IT 중심의 수출 모멘텀 회복과 연준의 상반기 정책 전환 기대감에 베팅하고 있는 듯하다”며 “이 같은 전제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향후 저 PBR주들의 차익실현 물량 등이 출회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PBR 업종이 주도 테마로서 그 지위를 상실한 것으로 보기엔 시기 상조”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 드라이빙 의지가 높고 기재부 측에서 법인세 감면, 자사주 소각비용 손금 인정 등 구체적인 인센티브 안을 2분기 내 발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는 ‘연기금’”이라며 “정부는 밸류업 지수 및 ETF를 출시를 계획 중이며 기관에서 이를 벤치마크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고 일본 사례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연기금 위주 매수세 유입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또 반도체, 바이오 등 성장주에 투자금이 쏠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총선으로 인한 정책 모멘텀이 부각될 수도 있으며 2분기 들어서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와 실제 인하 시 물가 인하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정책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과 세부안이 추후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전일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보험 -3.81%, 금융 -3.33%, 증권 -2.89%, 운수장비 –1.35% 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5월 2차 세미나와 6월 가이드라인 확정 등이 예정된 만큼 저PBR주는 그때까지 당분간 소강상태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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