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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육박한 '환율'...외국인 매도세 키울까"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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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7 16:52:32

    ▲ 16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5원 오른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 1400원에 육박한 것은 2022년 11월8일 이후 약 1년5개월만이다.

    앞서 12일에는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데 이어 15일에는 1380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최근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627억원 순매도했고 15일에는 2554억원을 팔아치웠다. 16일에는 2702억원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며 차익 실현을 위한 일종의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환율 상승 자체는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이긴 하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환율을 상승시키고 높아진 환율이 다시 외국인 순매도를 부르는 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 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판단하지 않는다”며 “무분별한 위험자산 회피가 아니라면 대규모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그 이유로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 원인 상당 부분을 달러 강세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정책 대응 여력과 무역수지 환경도 과거 환율 급상승 구간과 다르고 ▲중장기 관점에서 국가 대차대조표 구성이 선진국형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화 절상률은 주요국 중 하위권에 있으나 과거에 비해 크게 두드러지는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며 “작년 말 한국 준비자산 규모는 4,200억달러로 단기외채/준비자산 비율 32.4%를 기록 중으로 해당 비율은 외환 위기 직전 600%를 넘었던 바 있으나 현재는 위험 수준을 낮춰 놓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순채권국으로 바뀐 지 오래”라며 “한국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과 부채 간 차)은 2014년 3분기부터 플러스(+)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KOSPI 순매수 전환시점은 달러 환산 KOSPI 백분율 20% 구간에서였다. 원/달러 환율을 1,400원으로 고정했을 때 지수 레벨로 2,530p다.

    노 연구원은 “해당 레벨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기보다 외국인 손익 분기점으로 봐야할 듯 하다”며 “올해 19조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2,530p 이상에서는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반대로 생각하면 2,530p 이하에서는 손실로 바뀌는 탓에 순매도 속도를 줄일 수 있다”며 “무분별한 외험자산 회피 구간이 아니라면 기술적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현재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기초체력)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오버슈팅 가능성이 높으며 증시 전반에 걸쳐 극심한 가격 조정을 유발할 소지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외국인 순매도”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한 연구원은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은 약 7.5% 급등했지만 이 기간 중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8조8천억원이라는 역대급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지난 15주 동안 이들이 순매도를 했던 횟수는 4주에 불과했던 점 등을 들었다.

    이어 한 연구원은 “다만 현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급등해 2022년 고점인 1,444원을 돌파한다면 상황이 극적으로 바뀔 수 있기는 하다”며 “일각에서는 4월이 외국인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있는 만큼 수급상 원/달러 환율 상승요인이 남아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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