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끝나지 않은 인플레 전쟁, 꺾인 연준 금리 피벗…고민 깊어진 글로벌 중앙은행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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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8 19:31:19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긴축정책 완화를 준비중인 각국 중앙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 연초부터 주거비, 석유 등 원자재 가격 강세에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즉각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축소되고 있다는 진단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이하 사진=©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전날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상승하면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면서 이런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18.8%로 하락했다. 오는 7월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44.4%,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은 55.6%로 나타났다. 오는 9월에는 금리 인하 전망이 70.5%로 크게 올라갔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올해는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자 대부분은 연준이 9월을 시작으로 올해 2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은 잇따라 금리인하 관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여전히 연준이 오는 6월이나 7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25%포인트, 즉 5차례 금리인하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축소된 1차 원인은 지속적인 미국 내 주택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및 자동차 보험료 상승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분석됐다.

    실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3.5% 상승한 데다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지난 2월 2.5%를 기록하는 등 연준의 목표치 2%에 근접하고 있지만 이 역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동 분쟁 등으로 석유 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휘발유와 주거비가 3월 CPI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 © 유럽중앙은행

    한편 블룸버그는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국채 수익률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달러화가 상세를 보이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고 전했다.

    연준의 기조와 달리 ECB와 잉글랜드 은행(BOE),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하 카드를 검토하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해 수입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중앙은행은 이전 전망보다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경우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 후퇴에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물가 안정 등을 위해 금리를 올리기엔 경기 부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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