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자영업자 빚폭탄 경고등...5대 은행 대출 연체액 1조원↑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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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5-08 12:03:23

    1년새 37% 늘어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대출 만기는 점차 돌아오고 있고,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준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연쇄 부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고금리,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은행 간판 모습 이하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3560억원에 달해 지난해 1분기 말(9870억원)보다 3690억원(37.4%) 급증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 기간 개인 사업자 대출 총액이 314조6860억원에서 322조3690억원으로 2.4% 증가했으나, 연체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 5대 은행 평균 연체율이 0.31%에서 0.42%로 뛰었다.

    이 처럼 연체율이 급등한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대출 만기가 점차 돌아오면서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취약 차주들이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 연체는 지난해 1분기말 1930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3460억원으로 무려 79.3% 증가하며 5대 은행 중 연체액이 가장 많았다. 연체율도 0.36%에서 0.63%로 크게 상승했다.

    이어 하나은행 연체는 2410억원에서 2770억원으로, 연체율은 0.41%에서 0.47%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2150억원에서 2660억원으로 23.7% 늘었다. 연체율은 0.33%에서 0.40%로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연체는 1730억원에서 2640억원으로 52.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체율도 0.20%에서 0.29%로 높아졌다. 우리은행도 1650억원에서 2030억원으로 22.7%, 연체율은 0.32%에서 0.40%로 올랐다.

    문제는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수록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원리금 연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점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밀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할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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