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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 절반 이상 지주회사 보유, 공정위 "사익편취 수단 악용 모니터링"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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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6-27 08:40:29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개의 대기업 중 절반 이상이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및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88곳 중 46곳은 기업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 중이다. 46곳 중 43곳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대기업집단 중 '오씨아이', '동국제강'이 추가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의 '원익'과 '파라다이스'는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새롭게 편입됐다.

    전체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43.2%고 일반지주·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69.0%(상장 40.7%, 비상장 85.4%), 83.3%(상장 46.7%, 비상장 86.1%)로 조사됐다.

    일반지주회사 CVC는 총 13개사였다. 지난해 10개사 대비 3개사가 증가했으며 이 중 10개사(76.9%)가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설립된 CVC였다.

    공정위는 앞서 2022년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반지주회사도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CVC 13개사 중 10개사가 총 63개의 투자조합을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조합 중 17개 투자조합이 해당 CVC가 지주체제로 편입된 이후에 설립됐으며 그중 13개 투자조합은 지난해 새롭게 설립됐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총 약정금액은 3637억원으로 전년(2698억원) 대비 34.8%나 증가했다. 내부출자비중은 79.1%였다.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CVC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CVC 13개사 중 9개사가 지난해 101개 기업에 대해 총 1764억의 신규투자를 수행했다. 신규투자금액은 전년(2118억원) 대비 줄었으나 투자 건당 투자금액은 12억4000만원에서 13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전체 신규투자 금액 중 해외투자 규모는 총 145억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이차전지 등 전기·기계·장비(27.8%) 투자가 가장 많았으며, 인공지능(AI), 페이먼트 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1.6%), 바이오·의료(13.0%)가 뒤를 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제도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상 미비점 등을 보완하는 등 규제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주회사 및 CVC 제도가 지배력 확장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규제회피나 법위반 여부를 면밀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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