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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채권?”…신흥국 투자자들, 트럼프 관세에 주목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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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2-02 18:09:00

    신흥국 자산투자자 고민 깊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가 신흥국 시장 투자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흥국 주식과 채권 중 어느 자산군이 더 나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를 앞두고 신흥국 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식이 좋을지, 채권이 나을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에이곤 자산운용의 미국 및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 제프 그릴스는 트럼프 2기를 맞아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중 어느 쪽이 좋을지는 트럼프가 주요 경제국에 관세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부과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가 멕시코와 중국 등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적극 이행한다면 신흥국 주식에는 매우 부정적이고 채권에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대로 관세를 무역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카드로만 사용한다면 주식이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첫 3년 동안 신흥국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은 신흥국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두 자산군이 대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신흥국 주가지수는 9% 올랐고, 채권은 8.4% 상승했다. 절대 수치는 주식이 높지만, 채권은 변동성이 낮아 주식이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국가 채권의 수익률은 15%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당선으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주가지수는 3.7% 하락한 반면 블룸버그의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 지수는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MSCI 지수는 크게 선진국 시장(DM), 신흥국 시장(EM), 프런티어 시장(FM)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한국은 신흥국 시장에 속해 있다.

    신흥국 주식은 올해 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0월 초부터는 신흥국들에 관세가 높게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확산에 10% 가까이 하락했다.

    신흥국 주식시장은 미국 관세에 크게 영향을 받는 중국, 한국, 인도, 대만이 비중의 73%나 차지한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비해 채권 지수는 분산이 잘 돼 있어 중국의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트럼프의 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신흥국 주식과 채권 간 성과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무차별적인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지만, 대규모 보편 관세 대신 특정 타깃을 겨냥해 순차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 보고서를 인용해 관세 수입과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 부과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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