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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주저앉은 원화값…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1464.8원 마감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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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2-26 18:18:27

    장 중 1,466.0원까지 뛰어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465원 직전에 마감하며 약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만간 1,500원대를 찍을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 원/달러 환율이 26일 또 올라 외환위기 이후 처음 주간(낮 시간대) 거래 종가가 1,460원을 넘어섰다.  ©이하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 거래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8.4원 뛴 1,464.8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455.2원으로 출발한 뒤 오름세로 돌아섰다. 상승 폭을 키워 오전 10시 21분 1465.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오후 3시 20분 1466.0원까지 뛰며 장 중 고가 기준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환율은 2거래일 연속 1460원을 웃돌았다.

    외환시장은 이날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과 더불어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며 정국 혼란이 가중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 ©달러·엔·원 등 세계 각국 통화 

    이러한 ‘강(强)달러’ 흐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매파적 인하’를 단행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연준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8대로 올라선 이후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에는 108.145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억원대를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100억원대를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24일)보다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47포인트(0.66%) 내린 675.64에 장을 마감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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