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1-20 17:57:01
윈도우 비스타 때문에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 말고도 윈도우 7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아마도 최근 PC 시장에서 가장 빠른 판매가도를 달리는 넷북 시장을 주름잡는 것일 것이다.
이것이 리눅스 운영체제에는 흉조인지도 모르겠다. 넷북으로 하이테크 전문가들의 후원을 등에 업은 오픈소스 OS는 윈도우를 합법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았다. 그러나 잠자고 있는 소프트웨어 거물 MS가 넷북의 존재를 알아차린 지금 리눅스는 이 범주에서 힘겨운 싸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넷북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수스와 에이서의 Eee PC와 아스파이어원 약 30%에는 리눅스가 사용되고 있다. 이 수치는 상대적으로 최고급 PC 시장에서 리눅스가 차지하는 약 1%의 점유율에 비하면 상당한 것이다. HP, 델, 레노버는 2008년 4분기에 넷북 제품을 발표했는데, 모두 400달러 대의 제품으로 윈도우 XP나 리눅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리소스를 너무 많이 잡아 먹는 걸로 악명이 높은 비스타와는 달리 넷북을 염두에 둔 윈도우7을 설계해 냈다. MS의 윈도우 소비자 제품 관리 담당 패리 먼셀에 따르면 “윈도우 7은 소형 넷북에서부터 일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최적화 및 설계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MS에 살며시 올라탄 넷북
왜 윈도우 7의 소형 폼팩터는 MS의 필수조건이 되었는가? MS는 자사의 수익을 갈아먹은 2008년 넷북의 갑작스러운 급상승에 뒤통수를 맞은 터였다.
지난 10월 지난 해 마지막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MS는 2008년 넷북의 폭발적 판매양상을 윈도우 비스타의 둔화된 연간 성장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비스타의 하드웨어 사양과 라이선스 비용이 넷북OEM에겐 부담이기 때문에 MS는 리눅스가 몰아가는 여세를 근절하기 위해 넷북에서 윈도우 XP가 돌아가도록 해야 했다고 분석가들은 밝히고 있다.
처음에 넷북은 리눅스만을 이용했고 그 OS는 XP의 넷북 탑재를 전후로 상당한 진척을 이룰 수 있었다. 아수스와 에이서 경영진은 최근 리눅스가 20%내지 30%의 넷북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부족한 리눅스
그러나 넷북의 리눅스 탑재가 윈도우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블로거들의 보고에도, 업계 분석가들은 경량의 저가 노트북이 대세가 된 마당에, 더구나 그 경쟁상태가 마케팅 거물인 MS인 이상 리눅스가 현재 넷북이 몰아가는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한다.
연구조사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인 엔드포인트 테크놀러지의 사장 로저 케이는 “MS가 클라이언트 측의 리눅스 탑재를 심히 우려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리눅스를 클라이언트 쪽으로 옮기려는 대개의 시도는 성과가 없었고 넷북 시장에서 차지하는 리눅스의 점유율은 윈도우 7의 등장과 함께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엔델 그룹의 테크놀러지 연구 담당인 분석가 롭 엔델은 MS가 리눅스를 대단한 위협으로 여기지는 않으며, 넷북 시장에 다시 주력한다는 사실은 오히려 “MS가 윈도우 XP 만료일이 한참 지난 후 윈도우 XP를 계속 내보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쪽에 더욱 맞춰진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XP의 넷북 탑재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리눅스에 대한 대응임이 분명하지만, MS측이 소비자나 리눅스를 선호하는 OEM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엔델은 “문제는 리눅스가 넷북에서 동작할 수 있고 비스타는 그럴 수 없으며, 모든 소비자나 OEM가 리눅스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리눅스를 넷북으로?
넷북 시장은 앞으로도 그 열기가 이어지리라 예상된다. 12월 연구조사 회사 IDC는 넷북이 2008년 1,140만 개, 2009년 2,150만 개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 회사인 디스플레이서치는 넷북이 2011년까지 노트북 PC의 약 16%을 차지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MS측은 당장에 온 전력을 다해 윈도우 7의 넷북 탑재를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는 MS가 윈도우 7의 넷북 전용 버전을 출시함으로써 이 제품의 가격을 제대로 유지해 시장 상황의 균형을 유지하리라 예상했다.
엔델은 리눅스가 이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본을 쥐고 있는 업체가 리눅스 기반OS를 넷북에 탑재토록 추진하느냐의 여부라고 말한다. 엔델은 구글이 아마 그런 기업이 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누구도 넷북용 리눅스를 사용해 맥OS 같은 것을 만들어낸 적은 없었지만, 구글이 곧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그렇게 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제공 : IDG 코리아
베타뉴스 IT산업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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