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5-17 19:42:36
6코어 프로세서가 던지는 '선택의 고민' |
▲ CPU 선택에 고민을 던져준 '6코어 프로세서' AMD 페넘II X6
한동안 조용했던 CPU의 코어 갯수에 대한 논쟁이 최근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쿼드코어(코어 4개)’를 넘어 ‘헥사코어(코어 6개)’ 프로세서 제품군들이 시장에 선보였기 때문.
특히 경쟁사와 달리 AMD가 선보인 헥사코어 프로세서 ‘페넘II X6’ 시리즈는 기존 쿼드코어 제품군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출시돼 PC를 새로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하려는 이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과연 6코어 CPU를 지금 사도 괜찮은가’라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의문점이 제품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
더군다나 AMD 헥사코어 프로세서의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페넘II X6 1055T의 가격은 공교롭게도 경쟁사 인텔의 주력 제품인 i5 750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다. 이를 지원하는 메인보드까지 더해도 여전히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의 기준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실질적인 성능이 어떠한가’다.
◇ 게임에서의 성능 비교, 결과는 ‘막상막하’ = 쿼드코어 시절, 인텔은 네할렘 아키텍처에 기반한 코어 i5/i7 제품으로 같은 코어 갯수를 가진 AMD의 쿼드코어 제품들을 제쳐버렸다. 무엇보다 전체 코어 중 현재 작동하고 있는 코어의 성능만 더욱 끌어올려 효율을 높이는 ‘터보 부스트’라는 신무기의 힘이 컸다.
하지만 6코어 프로세서 페넘II X6 시리즈를 앞세운 AMD의 반격도 만만찮다.
쿼드코어의 가격에 2개의 물리적 코어를 더하고 캐시메모리 등을 증설함으로써 하드웨어 사양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활성화된 코어의 속도를 더욱 높여 처리 효율을 높이는 ‘터보 코어(Turbo Core)’라는 신기술까지 장착한 것.
그렇다면 다른 조건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코어가 2개 더 많은 AMD 페넘II X6가 더 높은 성능을 내 줄 것인가? 가격적인 면에서 시장에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페넘II X6 1055T와 인텔 i5 750의 성능 차이를 몇몇 게임 성능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봤다.
우선 테스트 환경은 페넘II X6 1055T의 경우 AMD 8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와 짝을, i5 750은 P55 칩셋 메인보드와 짝을 이뤘다.
메모리는 DDR3 4GB(2GB×2), 그래픽카드는 ATI 라데온 HD5870, 운영체제는 윈도우 7 얼티메이트 64bit 버전으로 메인보드만 제외하고 동일한 환경에서 진행했다.
테스트한 게임은 서비스 개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와 국산 대작이자 비교적 최신 게임인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었으며, 두 게임 모두 특정 지역을 왕복 이동할 때 화면 프레임 비율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두 게임에서 페넘II X6 1055T과 코어 i5 750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코어 2개 더 많은 페넘II X6이 더 성능이 높게 나와야 정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실제 나온 결과는 코어 i5 750에 약간 못미치는 결과다.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페넘II X6의 성능이 생각보다 높게 안나온다’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독 게임 테스트에서는 아직까지 코어의 갯수는 성능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CPU 코어 점유율을 확인해 보면 와우같은 이전에 선보인 게임들의 경우 2개 코어를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며, 상대적으로 훨씬 최신 게임인 아이온은 더욱 많은 코어를 사용하지만, 쓰레드가 효율적으로 분산되지는 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들이 멀티코어 환경에 아직 최적화가 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다만 와우나 아이온같은 MMORPG 게임에서 순간적으로 더욱 많은 CPU처리가 요구되는 장면(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공성전 또는 레이드 등)에서는 페넘II X6 환경에서 체감상 좀 더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
고무적인 것은 그동안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인텔 프로세서에 비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AMD CPU의 성능이 ‘터보 코어’ 기술이 추가됨으로써 거의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선 데 있다. 즉 더 이상 게임에서 성능을 이유로 AMD 프로세서가 냉대받을 일이 없어졌다는 것.
또 지금 당장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후 다중 코어 환경을 더욱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게임이 등장하면 2개 코어의 차이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앞날이 더 기대되는 페넘II X6 |
◇ 게임 외적인 비교, 2개 코어 차이 그대로 드러나 = CPU의 코어가 많을수록 그 장점이 드러나는 부분은 아직 게임보단 그 외적인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동영상을 편집한다거나, 그래픽 작업을 한다거나, 각종 3D 렌더링 등 전문적인 환경에서는 물리적 코어 2개의 차이가 상당하다.
CPU코어 갯수의 위력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테스트로 대표적인 것이 ‘씨네벤치(CineBench)’가 있다. 하나의 렌더링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있어 CPU가 이를 얼마나 빨리 처리하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페넘II X6 1055T와 코어 i5 750의 씨네벤치 테스트 결과는 2개 코어가 더 많은 페넘II X6의 압승으로 끝났다.
작동 클럭과 한 구간별 렌더링 속도는 두 제품이 큰 차이가 없지만, 쿼드코어인 코어 i5 750가 동시에 4개의 렌더링 작업을 수행하는 반면, 페넘II X6 1055T는 2개 더많은 6개의 랜더링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다보니 훨씬 빨리 끝낼 수 밖에 없던 것. 그 결과 30초가 넘는 렌더링 시간 차이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2개 더 많은 6코어의 장점은 전문 용도 외에는 어필할만한 매력이 없는 것일까? 수 년 전이라면 몰라도, 최근에는 일반 사용자에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요즘에는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는 물론 해외 드라마 등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그런 모바일 기기에서 각종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해당 기기에 최적화된 용량과 품질을 갖도록 다시금 ‘인코딩’이라는 과정을 거쳐줘야 한다. ‘곰인코더’나 ‘팟인코더’등의 쉽고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각종 인코딩 프로그램 사용이 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연유다.
이러한 개인용 인코딩 프로그램들의경우, 대부분 멀티 코어 환경을 지원한다. CPU의 코어 갯수가 많을수록 동시 인코딩하는 파일의 수가 많아지거나, 인코딩 시간이 단축되는 등의 장점이 발휘된다.
예를 들어 CPU 코어 갯수만큼 동시 인코딩 파일 수가 늘어나는 ‘곰인코더’의 경우, 페넘II X6는 6개의 동영상을 동시에 인코딩 할 수 있다. 한 시즌에 여러 편으로 구성된 미드(미국 드라마)라 할지라도 더욱 짧은 시간에 인코딩을 마칠 수 있는 셈.
▲ 게임을 띄우고, 대용량 파일 복사중에 동영상 인코딩까지 여유있는 페넘II X6
멀티태스킹 환경에서 페넘II X6의 6개 코어는 더욱 빛을 발한다. 3D 그래픽 기반의 MMORPG게임을 즐기면서 동시에 스마트폰이나 MP4 플레이어에 넣을 동영상을 인코딩하고, 대용량 파일복사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묘기도 6코어 프로세서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라고 해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게임과 동시에 다른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다른 작업 중 최소한 하나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라면 다른 작업을 위해 아예 게임을 종료하는 것이 상책이다.
◇ 앞날을 위한 투자, AMD 페넘II X6 = 본격적으로 ‘6코어 프로세서의 대중화’를 표방하고 나온 AMD의 페넘II X6 프로세서.
성능 비교 결과 게임의 경우 지금으로서는 큰 차이 없이 비슷한, 게임 외적인 면에서는 멀티 프로세싱이 요구되는 작업이나 멀티태스킹 환경에서는 6코어 페넘II X6 프로세서가 훨씬 우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 처럼 페넘II X6 1055T와 코어 i5 750으로 구성하는 시스템의 가격은 엇비슷하다. 즉 최종적인 선택 요소는 단순히 게임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것, 다중 코어의 힘이 요구되는 작업을 얼마나 많이 하는 가에 달렸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면 페넘II X6이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비슷한 성능을 보여줬던 게임 환경에서도 향후 멀티코어 지원 타이틀이 더욱 늘어날수록 보다 나은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결론은 AMD 페넘II X6 시리즈는 지금 당장 구매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제품’이다. 특히 지금보다 앞날을 내다보고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 구매하는 경우라면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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