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전국의 인터넷PC방 업계가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국회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연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영세자영업자인 인터넷PC방 업계는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인터넷PC방을 완전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의견수렴없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대안 입법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전 예고없이 상임위원회 회의 당일날 상정하고,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을 주축으로 일방통행식 회의 진행으로 통과되면서 부터다.

현행법에서는 인터넷PC방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 구청에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의 준수여부를 사전점검을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분리하는 칸막이 설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금번 개정(안)에는 이를 무시하고 완전금연구역으로 지정하도록 강화하면서 부터다.

인터넷PC방 업소에서는 2008년 5월부터 본격 시행된 등록제에 맞추기 위해 업소를 반으로 나누는 칸막이 시설과 함께 전기설비와 냉난방설비 등을 추가로 설치하며 평균 1,500만원 상당의 적지않은 금액을 들여 설비를 갖추었으나, 만3년여 만에 이를 다시 다 뜯어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PC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약 80%에 달하는 흡연고객이 흡연을 위해 장시간 체류가 불가능 해지면서, 현행 1,000원 가량의 단가를 받고 있는 인터넷PC방 업계에서는 1차적으로 고객들의 이용시간이 최소 30%에서 60%까지 줄어들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PC방 이용고객의 체류시간이 이렇게 줄어든다면 그간 인터넷PC방에 시간당 게이임을 판매 해 온 게임산업과 IT업계에 직격탄으로 날아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2010년 한 해 동안 인터넷PC방에서 게임개발사에 시간당 게임을 구매한 금액은 대략 4조5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30%만 감소한다고 해도 1조5천억원이 한 순간에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좁아진 시장은 인터넷PC방 업계의 폐업을 추가적으로 앞당길 것으로 보이며, 국내 PC조립 최대 시장인 용산컴퓨터 상가에도 직격탄으로 날아들 것으로 보인다.

용산에서 인터넷PC방용 PC와 소모품을 전문적으로 납품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인터넷PC방 시장이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면금연 조치가 취해진다면, 6개월 이내에 40% 가량의 인터넷 PC방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에 따르는 후폭풍은 PC부품 생산업체와 가구제조업체에까지 해일처럼 밀어닥칠 것이다"고 말했다.

전국의 인터넷PC방 업계의 대표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에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 과정을 아무도 알지 못했으며, 심지어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도 당일날 오전에 알았다고 할 만큼 급격하게 밀어 붙인 이유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인문협 김찬근 회장은 "지금 법사위에 계류중인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전국 2만여 업주들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의 일방통행식 소통에 대해 강력하게 거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정부에서 꿈같은 파라다이스를 그리며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법안을 만든 것 같다. 이대로는 길게도 아니고 6개월 내에 50%의 업소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한편 인문협에서는 오는 4월 국회가 개의되기 전에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전개하고 있으며, 해당 상임위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까지 전개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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