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6-08 16:22:54
지식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질문자가 원하는 형태, 예컨대 자세한 정보 페이지 링크나 사진, 투표 방식으로 답변을 들을 수 없을까? 또 열심히 답변한 노력이 인정되어 보상을 받을 수는 없을까.
개방형 포털을 외치는 ‘줌(zum.com)’에서 이런 생각을 현실화한 지식검색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6월 4일부터 새로운 서비스 ‘아하줌’의 오픈베타테스트에 들어간 것.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줌 인터넷’은 6월 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줌이 계획했던 포털 서비스의 마침표 격인 아하줌의 기능과 철학을 설명하며 ‘새로운 지식검색’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좋은 질문과 좋은 답변을 유도하는 시스템, 이용자에게는 보상까지
궁금한 것을 자유로이 묻고 다른 이용자가 답해주는 포털의 지식서비스. 특히 네이버의 ‘지식IN 서비스’는 “지식인에 물어보라”는 유행어까지 남기며 포털 점유율을 한 움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지식인 서비스도 시간이 지나며 내림세에 들어섰다. ‘코리안클릭’ 자료를 보면 지식인 검색량은 2006년까지만 성장한 뒤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고 ‘블로그’ 서비스가 더 높은 검색량을 보인다.
줌 인터넷 정상원 부사장은 그 이유를 “자료(문서)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웬만한 검색의 답을 블로그 등에서 얻기 시작하며 지식서비스 의존도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줌은 왜 때늦은 지식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가 말한 “기본적인 질문과 답변을 넘어선,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지식을 만든다면 생태계 활성화와 공생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서 찾을 수 있있을 것 같다.
개발 기간 2년. 길다면 긴 시간동안 아하줌을 개발하며 줌인터넷은 검색기능에 자신들의 철학을 녹여냈다. 실제로 아하줌이 내세우는 기능을 살펴보면 '공생'과 '연결'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는 ‘답변 방식 선택’이다. 질문이 좋아야 답변도 좋다는 철학이 만들어냈다. 정성원 부사장은 “좋은 질문이 나올 수 있도록 질문자가 4가지 답변 방식 중 원하는 유형을 선택해 답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며 ‘질문과 답의 구체화’를 강조한다.
▲ 아하줌에서 질문자는 답변 받을 4가지 방식을 고를 수 있다
질문자는 질문을 올릴 때 글로만 답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링크나 이미지를 곁들어 받을 것인지 고르게 된다. 원한다면 투표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시스템 덕에 답변자는 더 질 좋은 답변을 내놓기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링크 답변’이다. 줌은 포털 안에 머무르기를 강요하지 않고 포털 밖에 있는 더 좋은 정보를 찾아 질문자에게 이어주는 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한다. 남의 콘텐츠를 자기 것인 냥 복사해오지 않고 원본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줄 만하다. 줌 인터넷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만드는 다양한 서비스와 동반성장 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셋째는 ‘지식장학금’이다. 가장 독특한 이 시스템은 이용자가 아하줌에서 답변을 달거나 다른 이가 남긴 답변을 추천하는 등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쌓는 방식이다. 이것으로 끝이라면 다른 서비스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줌은 이 포인트를 현금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 줌은 '아하줌'을 통해 버는 광고수익을 이용자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정성원 부사장은 지식장학금을 설명하며 “현재 계획은 아하줌 서비스에서 나오는(줌 전체가 아닌) 광고수익 중 서버 유지비 등을 뺀 수익 전액을 나눠줄 생각이다”란 말로 보상에서 오는 양질의 콘텐츠를 강조했다. 덕분에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질 높은 답변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포인트로 쌓이며 일정 금액이 되면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지식장학금의 1포인트 가치는 매달 아하줌의 광고수익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예정이다. 곧 아하줌이 잘될수록 이용자도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아하줌은 이제 막 나온 서비스, 앞으로 덧붙여질 기능이 더 많아
이외에도 아하줌이 준비한 특색 있는 기능은 여러 가지다. 이를테면 무언가 질문하려고 아하줌을 찾아갈 필요는 없다. 줌의 검색결과 화면에서 바로 질문하는 기능을 갖췄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메일로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이용자가 원하는 지식분야만 모아서 볼 수 있는 ‘내 관심 카테고리와 관심 키워드 등록’ 기능도 있다.
아하줌에서 활동하는 지식인들은 마치 SNS처럼 프로필을 꾸미고 레벨을 올린다. 또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질문을 받고 있는지 설정할 수 있어 답변을 찾는 질문자의 직접적인 질문도 받는다. 검색한 키워드와 연관성이 높고 이용자가 많이 찾는 질문을 먼저 뽑아주는 “아하! 최고의 지식” 기능도 있다. 아하줌 지식 중 최고의 지식을 뽑아 검색결과에서 바로 확인하는 기능이다.
▲ 포털 검색 화면에서 바로 아하줌을 이용할 수 있다
첫 얼굴을 보인지 약 1년 만에 계획했던 마지막 서비스를 내놓은 줌. 3대 포털로 굳어져 버린 우리나라 포털 점유율에서 ‘아하줌’이 어떤 변화를 끼칠 수 있을지 걸리는 기대가 크다. 특히 이번 서비스가 줌의 검색광고 수익과 이용자 페이지뷰에 큰 영향을 미칠 서비스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간담회 직후 이어진 질문과 답 시간에 지식검색 서비스에 즐비한 광고성 답변에 대한 대책을 묻자 정성원 부사장은 “기업의 광고성 답변은 차라리 광고로 인식하게 하고 양성화할 방법을 취할 것”이라 답한 뒤, 아하줌의 좋은 답변을 선정하는 ‘추천’ 기능에 대해서는 “추천 기능을 게임하듯 만들어 이용자가 재밌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겠다”란 말로 아하줌의 지속적인 발전을 약속했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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