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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 가득한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무엇이 문제인가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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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1-16 14:17:56


    NHN이 1월 15일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만화작가의 등용문이 됐다고 평가받는 ‘네이버 웹툰’의 성공세를 웹소설로 잇겠다고 외치며 등장한 것. 마니아 문화라고 볼 수 있는 장르소설을 대중문화로 탈바꿈한다는 취지다.


    그런데 아직 서비스 초기인 탓인지 모두가 만족하는 모양새는 아닌 것 같다. 소설가를 지망하는 예비작가들의 공간 ‘챌린지 리그’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NHN의 말처럼 ‘아마추어 창작자도 대중을 만나고 스타 작가가 될 수 있는 무대’인 챌린지 리그. 어떤 문제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을까.


    NHN은 챌린지 리그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터라고 표현한다. 웹툰의 ‘도전만화’와 비슷한 형태로, 자신의 글을 알리고 싶은 예비작가에겐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NHN은 챌린지 리그 참여작은 인기도에 따라 요일별 웹소설로도 승격할 수 있다고 공지했으며, 기념 공모전도 함께 열었다. 2월 15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공모전에 걸린 상금은 모두 3,000만 원.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네이버 정식연재’라는 달콤한 상품도 덧붙여졌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웹소설 서비스가 문 연 시간은 1월 15일 오후 4시쯤. 당일 자정까지 챌린지 리그에 올라온 글만 2,000건을 넘겼다. 대략 10분당 40건은 새 글이 올라온 셈이다. 웹소설 서비스와 챌린지 리그에 관한 수많은 예비작가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반응 속에는 챌린지 리그, 곧 공모전의 문제점을 꼬집는 볼멘소리도 함께 들린다. 무엇이 문제일까? 첫 번째로 살펴볼 부분은 공모전 심사방식이다. 챌린지 리그 공모전 1차 심사에 독자 추천점수가 포함되자 추천조작 의심이 번지기 시작했다. 몇몇 이용자가 다른 문학 포털이나 카페 등에서 쌓아놨던 인맥을 이용해 조회 수와 추천 점수를 높인다는 의심이다.


    NHN은 공모전 심사절차를 총 2차례에 걸친다고 공지했다. 1차는 챌린지 리그 내 독자 추천점수와 네이버 내부 전문가 평가점수의 합산이다. 2차는 장르소설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로 이루어진다.

     

     

    ▲ 웹소설 공모전 심사기준과 절차

     

    그런데 이 심사과정이 예비작가의 마음에는 들지 않는 것 같다. 독자 추천점수가 얼마나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네이버의 공모전 심사방식은 다른 문학 포털에서 열던 공모전 방식의 거꾸로다. 그동안 열린 공모전은 보통 1차 심사를 전문 심사위원단이 맡거나 자체기준으로 선정해왔다. 독자 추천 등이 적용되는 때는 2차나 3차다. 어느 정도 ‘문학적으로 인정’ 받은 글이 독자 손에 맡겨졌다.


    가뜩이나 NHN은 공모전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인 ‘회차별 분량’이나 ‘최소 등록 회차’ 역시 모두 자율로 맡긴 상태다. 소설 품질에 관한 논란이 함께 일어나는 이유다. 조회수와 추천수 하나에 울고 웃는 예비작가로서는 공들인 글이 순식간에 묻히는 것도 아쉬운 상황. 자율적인 분량 탓에 단 몇 줄만 적힌 글이나 기본적인 맞춤법, 아예 공모전을 포기한 장난식 글이 도배되고, 추천받는 것은 못마땅한 일이다.


    챌린지 리그 사이트 구조도 불편함을 한 몫 더한다. 현재 웹소설 서비스는 검색 기능이 없다. 기존 문학 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재물 편수 검색이나 등록일 검색은 물론 제목이나 줄거리, 작성자 이름 검색 같은 기본기능이 없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소설은 ‘마이 페이지’에 즐겨찾기 해놓을 수 있다지만, 혹시 나와 비슷한 제목, 흡사한 줄거리의 소설이 있는지 궁금한 예비작가는 불편한 목소리를 낸다. 글 용량이 표시되면 품질 척도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 아무런 기능도 없다는 설명이다.


    또 게시판은 오로지 1페이지씩만 넘겨볼 수 있다. 10페이지 뒤로, 마지막 페이지 보기 등의 기능도 빠졌다. 자유롭게 의견을 남기거나 자기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도 없어 소설 외 글들이 함께 올라온다. 결국 예비작가는 아무리 고정 독자를 만들고, 자기 소설을 알리고 싶어도 워낙 빠르게 묻히고 검색기능이 없는 탓에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을 계속한다.

     

    ▲ 첼린지 리그를 접한 이용자 반응 모음

     

    NHN은 이용자의 이런 반응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다.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좋기는 하지만, 그동안 웹툰 서비스와 ‘도전만화’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으로 문제될 점은 고쳐나가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챌린지 리그에서 진행중인 공모전 역시 몇몇 이용자의 우려와 달리 ‘모든 소설을 다 확인하고 정당한 평가를 함께 하겠다’고 자신한다. 추천 조작 같은 어뷰징은 일체 막겠다는 다짐이다.


    정말 현재 예비작가의 한탄은 서비스 초창기 인기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부분일까? 조금만 더 개선되면 NHN이 말하는 ‘장르 소설 활성화와 신인작가 배출’이 더 빛을 내지 않을까. 확실치 않은 선정기준과 가이드라인 탓에 부푼 꿈을 꿨던 예비작가는 지금 이렇게 말한다. “며칠만 더 지켜보고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가자”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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