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LOL 심해탈출! ‘나진 소드’가 말하는 롤 잘하는 비법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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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2-22 18:52:40

    LOL 심해탈출! 고수가 알려준다

    ‘나진 소드’가 말하는 롤 잘하는 비법


    오늘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심해를 주름 잡는 그대. 금장을 찍겠다던 굳은 다짐은 어디 가고 자꾸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일까. 분명 나는 잘했는데 팀원이 자꾸 트롤이 된다면, 솔큐를 돌렸더니 티모·베인·마이가 반갑게 맞이한다면, 덕분에 멘탈만 산산이 조각났다면 주목하라. 여기 밥 먹고 롤만 한다는 ‘나진 e엠파이어 소드’를 만나 심해탈출 비법을 물었다. 그들의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탈탈 털어보자.

     

     

     

    나진 소드가 말하는 롤 잘하는 비법

    제 1조 : 꿀챔을 빨아라


    “롤 잘하고 싶어요. 제일 좋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나진 소드에게 던진 기자의 첫 질문에 그들은 미소 지었다. 아마 이름을 떨친 뒤 수없이 들었을 질문이리라. 나진 소드가 누군가? 기라성같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프로게임단 중 가장 주목받는 팀 가운데 하나다. 막눈 윤하운, 쏭 김상수, 프레이 김종인, 카인 장누리, 와치 조재걸… 롤을 즐긴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이들은 지난 챔피언스 윈터시즌에서 1위까지 거머쥐었다. 한창 물올랐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꿀을 빨 수 있는 챔피언을 잘 골라야 합니다.”


    답을 내놓는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윤하운 선수의 답변에 조금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 ‘꾸준한 연습과 충분한 수면’ 같은 말은 가식적일 뿐이다. 어떻게 서울대에 입학했느냐고 물으니 국영수 중심으로 교과서만 봤다는 얘기와 무엇이 다른가. 하지만 나진 소드의 대답은 솔직담백하다. 좋다고 알려진 챔피언은 최대한 써먹으라는 설명이다.

     

    ▲ 막눈 윤하운 선수(좌)와 쏭 김상수 선수(우)


    “프로게이머가 방송에서 꺼내 든 챔피언만 잘 연습해도 절반은 가져가요. 좋은 챔피언이 라인당 2개 이상씩 있으니 이들은 꼭 연습해놓으세요.”


    나진 소드는 실제로 지난 결승전에서 승리할 수 있던 이유를 챔피언 선정 덕이라 말한다. 그때 상황을 돌이켜보자. 윤하운의 레넥톤, 김종인의 트위치, 조재걸의 신 짜오가 각 라인에서 활개를 쳤다. 특히 신 짜오는 3판 연속으로 등장하며 좋은 결과를 냈다. 윤하운에게 당시 어떤 기분이었느냐고 묻자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그래, 꿀 한번 제대로 빨아보자!” 그리고 그들은 승리했다.

     

     

    [나진 소드가 말하는 ‘꿀챔’은?]


    그렇다면 과연 ‘꿀 좀 빨아볼’ 챔피언은 누구일까? 솔큐를 돌릴 때 라인마다 연습해둘 챔피언을 추천받았으니 우리도 신나게 꿀 한번 빨아보자. 물론 하향 패치 당해도 책임은 지지 않겠다.

     


    막눈(MakNooN) 윤하운의 추천

    챔피언 : 럼블(Rumble), 위치 : 탑, 난이도 : ★★★★☆


    “럼블은 카운터 챔피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챔피언이다. 문제는 조작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 강력함을 느끼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좀 쉬우면서 탑에서 쓸 만한 챔피언을 찾는다면 레넥톤도 추천한다.”


    쏭(SSONG) 김상수의 추천

    챔피언 : 제드(Zed), 위치 : 미드, 난이도 : ★★★


    “제드 역시 카운터 챔피언이 없을 정도로 강하다. 파밍과 챔피언 킬 모두 무난한 것이 큰 장점. 기동성도 좋고 생존기도 갖춰 미드 솔큐용으로 최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중반을 넘어가면 더 어려워지니 주의하길 바란다.”

     

    와치(Watch) 조재걸의 추천

    챔피언 : 신 짜오(Xin Zhao), 위치 : 정글, 난이도 : ★★


    “지닌 기술 4개가 모두 쓸만한 좋은 챔피언이다. 또 조작이 어렵지 않아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말 하향패치 당하기 전 빨리 꿀을 빨아야 할 챔피언이다”


    프레이(Pray) 김종인의 추천

    챔피언 : 케이틀린(Caitlyn), 위치 : 원거리 딜러, 난이도 : ★★★★

     

    “원딜은 케이틀린이 최강급이라 생각한다. 거리 재기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것만 능숙해진다면 다른 원거리딜러 챔피언을 쓸 때도 도움될 것이다. 원딜로 랭킹을 높이려면 연습해 놓을 챔피언이다.”


    카인(Cain) 장누리의 추천

    챔피언 : 레오나(Leona), 위치 : 서포트, 난이도 : ★★★


    “레오나를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딜과 함께 상대 챔피언을 잡기가 좋기 때문. 물론 어떤 원거리 딜러와 듀오를 짜냐에 따라 바뀌겠지만, 랭킹 올릴 서포트로 참 좋다. 조작 난이도도 어렵지 않다.”

     

     


    나진 소드가 말하는 롤 잘하는 비법

    제 2조 : 멘붕 금지, 나만 잘해도 된다


    “전 솔랭을 뛸 때 대화를 차단해 놓습니다. 핑만 찍어도 대화는 통하는 법이죠.”


    담담한 조재걸의 말에 흠칫 놀랐다. 롤은 팀 게임이니만큼 의사소통이 중요한 게임이다. 그런데 그는 혼자 게임할 때 트롤러는 차단도 불사한다고 답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심해든 고랭이든 트롤은 존재하고, 컨트롤 싸움보다 누가 더 채팅이 걸걸한지 겨뤄보는 이들이 있다. 괜히 그들을 상대하며 팀 분위기만 망치느니 아예 차단하고 자기 할 일만 잘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저희도 혼자 랭 게임을 하면 멘탈이 흔들리긴 마찬가집니다. 전 솔큐를 돌릴 때 보통 원딜을 안 잡는 편인데요. 한창 잘하고 있는데 탑과 미드를 타고 패배가 스멀스멀 내려오는 기분이란. 멘탈 관리가 필요해지는 순간이죠.”


    김종인의 설명이다. 프로게이머도 항시 냉정함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특히 랭 게임은 사람들이 모두 승패에 민감하다 보니 작은 실수에도 짜증 내기 십상인데, 팀 분열까지 치달아 게임에 졌을 땐 ‘어떻게 정신승리 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다음 게임도 잘 풀리지 않는 법이다.

     

    “게임 실력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팀원을 다독이는 능력이야말로 매우 중요합니다. 팀원을 끌어갈 수 있는 사람. 그런 게이머는 어디서나 환영받죠.”


    나진 소드는 팀을 이끄는 능력이야말로 멘탈 관리의 최고봉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임 도중 팀에서 싸움이 일어났다고 같이 휘말리면 이길 승부도 패배한다. 애당초 팀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중재하는 것도 좋지만, 실수가 나왔을 때 이를 어루만지는 능력이야말로 ‘서로 멘탈을 무너뜨리지 않는’ 비법이라는 얘기다. 솔직히 인터뷰 도중 몇몇은 “맞트롤로 대응한다”고 외쳤지만, 농담이겠지 뭐.

     

    ▲ 왼쪽부터 프레이 김종인, 와치 조재걸, 카인 장누리 선수

     

    [나진 소드가 말하는 ‘멘탈관리 비법’은?]


    롤은 게임이다. 재밌자고 하는 게임 스트레스 받아야 좋을 일 없다. 하지만 여럿이 모여 즐기는 게임인지라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닥친다. 상상해보라. 적진 타워까지 앞구르기로 굴러가는 베인을. 자신을 찾지 말라며 사라진 마이를. 온종일 버섯재배만 몰두하는 티모를. 아, 아찔하다. 프로게이머는 어떻게 대처할까?


    상황 1 : “원딜을 골랐는데 서포트가 심각하게 못합니다. 어떻게 타개할까요”

    프레이(Pray) 김종인 : 서포트에게 타워 뒤에 있으라고 권유한 뒤 혼자 한다.

    해석 : 어떤 상황에서도 파밍하는 것은 원딜의 기본. 타워 끼고 파밍하는 법을 깨우치도록 도운 서포트를 따듯한 마음으로 감싸주자.


    상황 2 : “서포트를 골랐는데 원딜이 심각하게 못합니다. 물 같은 걸 끼얹을까요?”

    카인(Cain) 장누리 : 원딜이 못할 것 같으면 서포트를 고르지 않는다.

    해석 : 서포트는 언제나 엄마 같은 마음으로 원딜을 보살펴야 한다. 하지만 우린 남자잖아. 애당초 기저귀 갈아줄 자신 없으면 서포트를 피하자.


    상황 3 : “탑에서 홀로 영혼까지 털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할까요?”

    막눈(MakNooN) 윤하운 : 정글러를 부른다.

    해석 : 탑은 고독한 싸움이다. 용 앞에서 한타가 벌어지든, 바텀 타워가 밀리든 다른 세상 이야기다. 팀이 탑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려면 정글의 도움은 당연한 일. 부담 없이 요청하자.


    상황 4 : “미드도 신명 나게 털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할까요?”

    쏭(SSONG) 김상수 : 정글러에게 한마디 던진다. “Jungle Fail, Team Fail”

    해석 : 미드는 바쁘다. 상대방 챔피언도 이겨야 하지만 위아래로 갱도 가야 한다. 라인에서 손쉽게 승기를 잡을 방법은 역시 정글러의 도움이 최고. 부담 없이 요청하자.


    상황 5 : “전 정글인데 탑에서도 난리, 미드서도 난리입니다. 트롤이 될까요?”

    와치(Watch) 조재걸 : 절이나 산에 들어가 정신수양이 필요합니다.

    해석 : 이 탑 벼슬아치님과 미드 귀족은 답이 없다.

     

     

     

    나진 소드가 말하는 롤 잘하는 비법

    제 3조 : 고수의 길, 꾸준히 하고 즐기면서 하라


    나진 소드에게 배운 롤 잘하는 비법. 즐거운 분위기 속에 농담 반, 진담 반 조언이 넘쳐 흘렀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 숨은 그들의 훈련은 상당히 고되다. 하루 순수 연습시간만 8시간. 밥 먹고, 잠시 쉬는 시간 빼면 잠들기 전까지 게임을 붙잡는다. 휴일이 되어서야 다른 게임도 조금 즐길 뿐 평일은 오로지 롤과 함께하는 생활이다.


    그래도 그들은 불평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이루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진 소드는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다짐했다. 지난 시즌 ‘타이페이 어새신즈(TPA)’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맛본 쓴맛이 그들을 움직인다. 윤하운은 “당시 경험도 부족하고 큰 대회여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때 맛본 패배를 경험 삼아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결의를 내비쳤다.

     

    ▲ 한창 연습 중인 나진 소드 팀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물은 ‘롤 잘하는 법’에 그들은 또 한번 ‘멘탈’을 강조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마찬가지다. 재밌게 즐기면서 꾸준히 하다 보면 실력은 늘고, 그 꾸준함만 유지하면 입소문도 함께 퍼져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롤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비결은 당연히 ‘멘탈 관리’다. 목표가 클수록 정신건강의 필요성은 높아만 간다.


    “게임을 하면서 멘탈이 흔들리면 게임을 멀리하게 됩니다. 게임에 마음 상하지 말고, 즐기는 것이 진짜 멘탈 관리죠.”

     


    [나진 소드가 쓰는 ‘장비’는?]


    나진 e엠파이어 연습실을 구경하던 중 그들의 키보드와 마우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손가락이 따라갈 수 없다면 장비라도 비슷하게 맞춰볼 일. 특히 막눈 윤하운은 몇 번인가 승리 세레모니에서 키보드를 들어 올리며 ‘막눈 키보드’에 관한 궁금증도 자아냈다. 직접 살펴보니 나진 e엠파이어 팀은 모두 커세어(Cosair)의 키보드․마우스를 쓰고 있었다.

     

    ▲ 이것이 바로 막눈 키보드


    “장비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죠. 다행히 저희 스폰서인 이노베이션티뮤가 지원하는 커세어 제품군은 마음에 듭니다. 손에 익었던 제품보다 컨트롤이 잘될 정도니까요.”


    현재 나진 e엠파이어는 이노베이션티뮤가 스폰서를 맡은 덕에 장비 지원에서 불만이 없단다. 자세히 살펴보니 케이스나 SSD, 메모리, 헤드셋 등도 모두 커세어 제품이다. 값도 꽤 나가는 고급 제품이니 프로게이머의 손맛도 맞출 수 있었나 보다.


    “SSD로 다 바꾸고 상당히 만족했어요. 연습하다 보면 다른 프로게이머도 자주 만나는데, 일단 로딩속도로 기선 제압하고 들어가는 거죠. ‘똥컴’이라고 놀림받으면 자존심 상하잖아요.”

     


    ‘커세어 제품이 없다는 것은 전력손실’이라며 웃음 짓는 윤하운의 설명대로 이노베이션티뮤는 나진 소드를 위해 꽤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모양새다. 게이머를 겨냥한 고성능 게이밍 기기를 내놓는 만큼, 프로게이머의 피드백은 상당히 도움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많은 분께 문의가 왔어요. 나진 소드가 쓰는 제품이 무엇이냐고. 저희도 홍보에 많이 도움됐죠.”


    함께 있던 이노베이션 티뮤 담당자의 설명이다. 서로가 상부상조하는 좋은 모습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그 때문인지 이노베이션티뮤는 롤과 나진 소드를 향한 열정이 상당하다. 이노베이션티뮤 담당자는 “지난 결승전 때는 회사 직원 모두 달려가 응원을 펼쳤다”며 롤과 나진 소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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