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카드 RPG” 외친 소프트맥스, 개발자에게 듣는 ‘이너월드’ 이야기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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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7-17 10:14:20


    ‘창세기전 시리즈’로 게이머의 머릿속에 이름을 새겼던 소프트맥스. 요즘 그들의 시계가 바쁘게 돌아간다. 혹시, 기다려온 ‘창세기전 4’가 모습을 드러냈느냐고? 아쉽지만 아니다. 소프트맥스는 최근 NHN 한게임과 손잡고 첫 모바일 게임 ‘이너월드’를 세상에 내놨다. 그것도 새로운 장르인 ‘카드 RPG’를 외치면서 말이다.


    그런데 장르부터 신선한 이 ‘이너월드’의 초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직 iOS 버전은 준비 중이고 ‘카카오 플랫폼’을 통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 인기를 끄는 눈치다. 그저 소프트맥스라는 이름 5자 덕이라고 생각하기엔 궁금증이 이는 일. 과연 그들의 모바일 게임 첫 작품은 어떤 매력을 지닌 것일까? 직접 소프트맥스를 찾아 이너월드의 개발총괄 이주환 부장을 만나봤다.

     

    ▲ 소프트맥스 이주환 부장

     

     

    “우리는 양보다 질, 만족할만한 게임 위해 1년 반 투자해”


    “우리는 많이 만들기보다, 하나를 만들어도 잘 만들자고 다짐합니다. 사실 ‘히트 앤드 런’이 강조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 분위기에는 안 맞는 방식이겠죠. 하지만 이게 좋습니다. 우리가 만족할만한 게임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소프트맥스 이주환 부장의 말이다. 그는 ‘오랜만에 소프트맥스 게임을 만난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양보다 질”을 강조했다. 이번 신작 모바일 카드 RPG ‘이너월드’는 소프트맥스가 1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 지난 2012년 7월 콘솔용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라이브’를 출시한 뒤 처음이다. 이주환 부장의 설명을 들으면 개발 기간만 1년 반 정도가 걸렸다.


    오랜만의 등장이기 때문일까? 초반 반응은 꽤 장밋빛이다. 7월 1일 시작한 사전등록 이벤트는 이용자가 몰려 5만 명 모집에서 10만 명으로 규모를 늘렸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티스토어에 게임을 내놓은 11일은 실제로 10만 내려받기가 기록됐다. 사전등록 한 이용자가 기대를 품고 기다려왔다는 증거인 셈. 이주환 부장은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 놀랐다”며 “과거 우리 게임을 사랑해준 이용자가 많이 관심 둬준 것 같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모바일 게임을 처음 개발하다 보니 물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터치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모바일은 마우스나 키보드, 콘솔 패드와 달라 어떻게 사용자경험(UX)을 끌어올릴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아무리 1994년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명가라도 ‘처음’이란 단어는 부담이 있던 눈치다. 하지만 ‘소프트맥스가 내놓은 첫 모바일 게임’이라는 문장에 들 무게감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주환 부장은 “그래도 더 어려운 콘솔 개발환경에서 담금질했기 때문에 할 만했다”며 웃음 지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이런 궁금증도 생긴다. 왜 소프트맥스는 과거의 명작, 예컨대 창세기전 등의 IP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한 것일까? 위 질문에 이주환 부장은 “이 역시 첫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너월드는 분명 소프트맥스가 열정을 들여 개발한 게임이다. 하지만 첫 모바일 게임인 만큼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엔 부족함이 있을 일. 이번 작품으로 모바일 게임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뒤 자사의 대작 IP를 활용할 계획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너월드는 정통 RPG 추구, 카드는 곧 ‘아바타’의 개념


    “이너월드는 RPG입니다. RPG와 TCG는 게임 목적에 분명한 차이점이 있죠. RPG는 ‘성장’이, TCG는 ‘수집’이 핵심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이너월드는 성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너월드를 언뜻 봤을 땐 TCG로 생각했다. 그런데 소프트맥스의 설명을 들어보니 정반대다. 이너월드는 주인공을 육성하고, 파티를 구성해 던전을 공략한 뒤 더 강력한 아이템으로 다음 던전을 공략하는 구조다. TCG처럼 카드를 수집한 다음 이를 합성해 소비하는 방식이 아닌 것. 이너월드의 카드란, 곧 ‘아바타’의 다른 모습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파티를 짜 던전을 공략하고 카드를 육성한다


    “보통 TCG는 업데이트할 때마다 뒤에 나온 카드가 기존 카드보다 성능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너월드는 다릅니다. 카드 디자인 정도가 바뀔 뿐이지, 능력치 때문에 새 카드를 얻고 기존 카드를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너월드의 캐릭터 카드는 F등급부터 S등급까지 7단계로 나뉜다. 물론 등급이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하지만 등급이 낮은 카드도 성장할 때마다 능력치를 올릴 수 있어 그 차이가 좁혀진다. 맨 처음 이너월드를 RPG라 소개한 가장 큰 이유랄까. 성장을 강조했기 때문에 유저의 카드 선택권 또한 더 넓어진다.


    카드 육성을 위한 콘텐츠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던전을 탐험하고 다른 유저와 함께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고. PvP 등을 통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자유도가 높은 것도 장점. 유저가 직접 던전 진행 방향을 선택하고, 재료를 모아 보스를 소환하는 구조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법으로 카드를 육성하면 된다.


    이주환 부장은 “만약 S등급 카드를 얻으려면 유료 아이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강화를 역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이너월드의 카드 강화는 실패해도 카드를 무작위로 돌려주는데, 이것이 합성에 쓴 카드보다 좋은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는 “가능성은 항상 열어뒀다”며 “여러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를 낸다”고 조언했다.

     

    ▲ 다른 이용자와 함께 보스를 공략하는 모습

     


    대규모 업데이트는 3달 간격, 콘텐츠 업데이트는 계속돼


    반응이 뜨겁다 보니 예상보다 유저의 콘텐츠 소화속도도 빠르다. 현재 이너월드의 최고 레벨은 60. 인터뷰 중 유저 순위를 살펴보니 며칠 만에 50 이상 기록한 유저도 많다. 어느새 다음 콘텐츠에 관한 계획도 다듬어놓을 분위기. “이너월드의 콘텐츠 소화는 약 1달 정도 걸리지 않을까 했다”는 이주환 부장의 말보다 진행이 빠르다.


    “지금 이너월드는 에피소드 1단계입니다. 콘텐츠는 메인 시나리오와 이벤트 기획 모두 충분히 준비되어 있으며, 곧 최고 레벨 확장과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에피소드 단위로 크게 쪼개기보단 작은 규모로 계속요.”


    현재 이너월드의 메인 시나리오는 꿈속에서 ‘나이트메어’에게 붙잡혀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루시드 드리머’ 조직 ‘미슬토’에 합류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각 캐릭터 별 보조 시나리오가 더해지는 방식. 위 내용이 에피소드 1로, 메인 시나리오 흐름에 따라 에피소드 2, 3 등이 업데이트될 계획이다. 이주환 부장은 “대규모 업데이트는 3달 간격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던 중 마지막으로 ‘창세기전 등 기존 게임과 관련된 카드’에 관해 물었다. 현재 공개된 창세기전 3의 ‘죠안’ 외에도 다른 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이주환 부장은 “이너월드의 게임성을 헤치지 않는 정도로 적절하게 내놓을 것”이라며 “창세기전 유저의 인기를 고려해 선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죠안이 나왔으면 다음 카드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인터뷰 첫머리에 말한 대로, 소프트맥스는 분명 게임을 즐기는 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다. 많은 이용자가 소프트맥스의 게임을 즐겼고, 그래서 신작에 거는 기대감도 높다. 그리고 소프트맥스 역시 이번 게임을 단순히 ‘모바일 게임’ 정도가 아닌, 열정을 쏟아 부은 작품으로 분류한다. 그들이 자신하는 이너월드의 재미, 여기에 관한 판단은 이제 우리 몫으로 맡겨졌다.


    “많은 이용자가 카드 RPG라는 새로운 장르에 관심을 두는 것 같습니다. 첫날은 기대감 때문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후 반응과 게임 패턴을 보면 재밌게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너월드는 앞으로도 수많은 콘텐츠가 등장하며, 소프트맥스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놀 거리가 무궁무진한 게임. 재밌게 한 번 놀아보려 하니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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