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18 05:20:24
“남들이 다 모바일 게임을 외친다면, 나라도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FPS 게임 ‘크랙샷’을 개발하는 스튜디오나인 조구 대표의 말이다. 그의 시계는 지난해 4월 스튜디오나인을 창립한 뒤 바쁘게 돌아간다. 회사 경영하랴, 게임 홍보하랴… 크랙샷의 전체적인 밑그림 기획도 그의 몫이다. 창립 당시로부터 1년 반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게임이 모양새를 갖춰감에 따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왜 FPS 게임을 고집하느냐고요? 재밌잖아요. 많은 사람이 지금 대세는 모바일이다, 모바일 게임을 해보지 않겠느냐 묻지만 전 온라인 시장에서 더 밝은 미래를 봅니다. 특히 FPS가 PC 플랫폼 시장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장르인 점을 고려하면요.”
▲ 스튜디오나인 조구 대표
알고 보면 재밌다. 사실 그는 게임 업계에 발 담근 뒤 MMORPG만 쭉 다뤄왔었다. 태울엔터테인먼트, 아이닉스소프트, 플레이웍스… 여러 업체에서 MMORPG 관련 사업을 맡으며 잔뼈가 굵은 몸이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차릴 때 완전히 FPS 게임만 파고들기로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앞으로 쭉 FPS 전문 개발사가 되는 것이 목표란다.
왜 조구 대표는 FPS에 집중했을까. 그는 첫째로 “MMORPG보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MORPG는 모든 레벨 구간을 다 재밌게 만들 수 없지만, FPS는 처음부터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시장성’이다. 조구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들여다봤을 땐 온라인 게임 중 FPS 장르가 가장 흥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신생 개발사로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MMORPG보다는 FPS가 더 빨리 개발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개발비도 적거든요. 무엇보다도 모바일에서 재미를 못 보는 장르가 FPS라는 점입니다. 그 손맛을 모바일로 구현하기 무리니까요. 때문에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스튜디오나인을 차리게 됐다. 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의 개발진인 손정호 서버 팀장, 문재성 메인 PD, 조성준 클라이언트 등이 주요인물. 이 밖에도 20명 남짓한 개발 인력 대부분이 평균 경력 10년 이상의 FPS 전문가다. 조구대표는 “FPS 게임으로 끝을 보겠다는 인물들”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한번 불살라보려 한다”고 웃음 지었다.
과거전과 현대전 동시에, 즐길거리 많은 ‘크랙샷’
얘기를 듣다 보니 그들의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진다. 이제 직접 게임을 만나볼 시간이다. 조구 대표는 먼저 “크랙샷의 가장 큰 특징은 시공을 넘나드는 배경 설정”이라며 “덕분에 세계의 랜드마크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소개했다. 좀 더 덧붙이면. 이런 장점은 국외 서비스를 진행할 때 현지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 게임을 시연하는 문재성 메인 PD
자세히 들여다보자. 크랙샷은 상대방과 총 실력을 겨룬다는 점에선 여느 FPS와 똑같지만. ‘타임 크랙’이라는 관문이 독특한 세계관을 이끌어낸다. 이용자는 팀 데스매치는 물론 디펜스 모드, 탈출 모드 등에서 위 타임 크랙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의 배경을 넘나들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조구 대표는 “과거 25% 현대 75% 비율로 모드를 구성 중”이라고 보충했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게임은 흥미롭게 흘러간다. 이용자는 2차 세계 대전으로 들어가 현대사속 명 라이벌로 손꼽히는 ‘히틀러’나 ‘처칠’ 중 한 편에 서서 대전을 벌일 수 있다. 디펜스나 탈출 모드 땐 타임 크랙에서 밀려나오는 몬스터를 막게 되는데, PvE 콘텐츠를 마련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조구 대표의 설명으로는 PvP와 PvE 콘텐츠 비율은 7대 3 정도로, 모드는 단계별로 나뉘어 실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 다양한 PvE 콘텐츠를 마련했다
“게임성 외 크랙샷 시스템 설계에 대한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바일 게임스러운 시간여행 FPS’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용량이 적어 설치도 쉽고, 게임 접속부터 진행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즐길 때마다 보상도 즉시 지급이라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이용자의 입맛을 맞췄습니다. 초보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요.”
물론 그렇다고 게임 자체가 캐주얼하지는 않다. 크랙샷은 과거 배경에서도 전투를 즐기기 때문에 현대 무기는 물론 활과 석궁까지 포함한 꽤 여러 종류의 무기가 등장한다. 누구나 총을 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다루려면 숙련이 필요하다는 의미. 조구 대표는 “화기를 골고루 통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며 “자신의 손맛에 맞는 무기를 자유롭게 찾도록 구성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대한 극사실주의를 지켜가겠다는 설명이다.
▲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1대 1 PvP 모드
CBT 계획은 내년 6월경, 긴 호흡으로 게임 만들고 싶어
이제 크랙샷은 50%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고 내년 6월쯤 CBT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예상 OBT 시기는 2013년 10월 정도. 그 과정은 참 쉽지 않았다. 신생 업체는 누구나 겪는 인력 문제와 자금 문제 등등. 특히 조구 대표는 모바일 게임만 원하는 시장의 관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세월이 흘러, 1~2작품을 서비스하게 된다면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서의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단타 성격이 강한 모바일 게임은 제외하고,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려 해요. 한 작품에 3~5년 정도 붙잡고 애정으로 개발하면, 분명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조구 대표는 크랙샷의 가장 큰 무기로 낮은 최소 PC 제원을 꼽았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크랙샷은 팬티엄 4급 듀얼코어 3.0 PC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단다. 그럼 그래픽이 떨어지나? 답은 NO다. 시연하는 게임화면만 봤을 땐 현존하는 FPS와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조구 대표는 “클라이언트는 가볍게, 필요 사양은 낮추면서도 현존하는 웬만한 FPS보다 그래픽 품질은 20% 높게 개발 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최소 사양은 낮게, 그래픽 품질은 높게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성공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웬만한 PC에서는 다 돌아가니까. 크랙샷은 우리나라 시장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이 장점은 동남아시아 서비스를 진행할 때 분명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크랙샷에 집어넣을 전략은 또 있다. 바로 멀티 플랫폼 전략. 조구 대표는 PC는 물론 태블릿이나 모바일에서도 크랙샷을 즐기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물론 PvP를 모바일로 즐길 수는 없겠지만, 모바일용 PvE 모드를 개발해 연동한다는 것. 그는 “그래픽 리소스와 기획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다른 모바일 개발사랑 협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진 분명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확신을 하고 개발하기 때문에, 또 현재 개발진이 게임 개발은 물론 세일즈와 서비스까지 모두 경험해봤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막바지까지 조구 대표의 얼굴은 확신에 차있었다. 그들이 현재 만들고 있는 게임이, 분명 좋은 게임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 덕이리라. 조구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미 다음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장르는 FPS다. 또 세상에 없는 FPS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FPS에 대한 이 정도 열정이면, 내년 중순에야 드러날 크랙샷을 미리 기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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