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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로봇 기자 본격 가동, 신문 기자는 사라질까?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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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7-28 16:17:08

    제이캐스트뉴스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심층 취재한 내용을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 기자의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AP통신에서는 기업 회계 분야 기사를 자동 작성하여 기사의 숫자를 비약적으로 늘렸다고 한다.

     

    긴 기사를 짧게 자동 요약하는 서비스도 인기다. 바쁜 사람들이 “순식간에 뉴스가 뜬다.”고 호평하고 있다. 저널리즘 세계에서 자동화가 진행되면 기자는 해고될까?

     

    AP통신은 현재 기업 결산 발표 기사를 분기마다 대략 300개 정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6월 30일 공식 블로그 발표에서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4400개로 기사 숫자를 늘릴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사 컨텐츠를 작성하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기업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와의 제휴로 얻어낸 결과. 기업 발표 내용을 150~300문자 원고로 만들어 AP가 7월부터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발표 사항이나 수치의 정리는 자동 생성기에 맡기고 기자는 발표 내용의 보다 깊은 분석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AP에서는 수년 전부터 스포츠 기록 통계 정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외부로부터 제공받은 다양한 수치의 데이터를 정형화해 송신하는 시스템. 기사 자체를 로봇이 작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시도는 다른 미디어에서도 발견된다. 미국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는 2014년 3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LA타임스 기자가 새벽, 지진에 눈을 떴다. 벌떡 일어나 컴퓨터를 켜자 화면에는 이미 지진 발생에 관한 원고가 완성되어 있었다. 자동 생성 시스템 덕분이다. 기자는 퍼블리시 버튼을 클릭. 불과 3분 만에 지진 기사를 송고했다. 자신이 직접 기사를 작성했다면 이렇게 신속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LA타임스가 미국 지질 조사국의 지진 경보 데이터를 수집한 후 그 내용에 따라 기사를 작성하는 구조를 개발했다. 작성된 원고는 타임스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보존되고 기자와 데스크가 내용을 확인한 후 보도하게 된다.

     

    실제 기사를 살펴보면 미국 지질 조사국이 발표한 지진 발생 시각이나 진앙, 규모, 진원의 깊이 등 지진에 관한 기본 정보가 잘 정리되어 기사로서 부족함이 없다. 사실을 전하는 1보라는 성격에 충실한 것이다.

     

    LA타임스는 같은 구조를 다른 기사의 자동화에도 응용한다. 슬레이트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에 관한 리포트도 지진 정보처럼 전송 중이다.

     

    한편 최근 대중화된 것으로 이미 작성된 기사를 자동 요약하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16세 젊은이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어플 섬리(Summly)다. 장편 기사에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300~500 단어로 압축하여 전달한다. 12개 국어를 지원하며오노 요코가 출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뒤 미국 야후가 인수했지만 그 액수는 3000만 달러다.

     

    일본에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의 기사를 자동 수집해 3줄로 요약해 표시하는 빙고우(Vingow)와 슬라이스 뉴스(SLICE NEWS) 등이 있다. 자동 요약의 정확도가 높아져 읽다가 어색하게 느끼는 부분도 점점 적어지고 있다. 통근 열차 안에서 스마트폰 한 손에 오늘의 일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용가치가 높은 서비스다.

     

    이러한 구조가 점점 진화하면 “향후 기사는 모두 자동화된다. 그러면 기자는 실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AP통신은 이 물음에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답했다. 로봇 기자의 도입은 어디까지나 기자를 데이터 처리의 번거로움에서 해방시키고, 취재나 조사와 같은 기자 본연의 업무에 집중토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 이런 조사 결과도 있었다. 미국 캐리어캐스트사가 발표했던 2014년 멸종이 염려되는 직종 속에 신문기자가 포함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2022년까지 신문 기자의 채용이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 구독자 감소와 광고 수입 위축이 영향을 미쳐 사업을 정리한 신문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뉴스의 대두도 한 요인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더해 로봇 기자가 분석 기사와 조사 기사를 작성하게 되면 취재 기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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