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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착화 된 모바일 게임 순위, '치킨 전쟁'으로 치닫나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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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8-18 18:47:00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기회를 잡은 소규모 개발사들과 벤처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며,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을 시작한지 약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최고 매출 순위가 점점 고착화 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일주일에 수십, 수백여 종의 신작 게임들이 쏟아지고 사라진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몇몇 게임은 장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매주 수십 여종의 신작 게임이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은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즐기게 된다. 모바일 게임들이 급성장하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할 게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몇개의 게임으로 집중되지 않고, 이용자들이 분산되어 신규 게임이 기존 게임들의 벽을 넘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면서 모바일 게임도 이제 다양한 세대층을 흡수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젊은 세대층이 이끌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다양한 연령층에게 보급되면서 부모님이나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던 비(非) 게이머들이 생겨났다.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려는 게임사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많은 게임이 등장하면서 이런 비 게이머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장르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며 포기를 해버렸다. 실제 비게이머들은 초창기에 접근성이 쉬운 모바일 게임만 즐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게이머들은 그들끼리의 커뮤니티나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게임을 즐기고, 다른 게임으로 이동이 적고, 쉽게 갈아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유저 성향은 온라인 게임에서 주로 많았지만, 이제 모바일 시장에서 생겨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충성도 높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을 즐기는 유저 성향이 모바일 게임에서 생겨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온라인 게임에서 오토 시스템은 불법이지만, 더 많은 현금 결재를 요구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오토 시스템은 없어서는 안 될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셋째, 마케팅 비용의 축소와 투자에 대한 리스크이다. 모바일 게임의 특징 중 하나가 짧은 개발기간과 소수의 인원으로 많은 자본 없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몇몇 프로젝트도 있다.

     
    적은 개발비는 곧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규모가 작은 개발사 일수록 이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미 성공한 게임들은 수입을 기반으로 TV광고나 대규모 마케팅을 펼친다. 작은 개발사나 큰 규모의 회사라도 새롭게 출시하는 프로젝트에 어마어마한 자본이나 크로스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도박과 같다.

     
    기본적으로 게임의 재미가 중요하지만, 일정 게임성이 보장되면, 마케팅 비용의 투자가 충분히 순위를 끌어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최근 엄청난 물량을 투자한 ‘클래시 오브 클랜’을 보면 알 수 있다.

     
    넷째, 넥슨이 출시한 '영웅의 군단'을 개발한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는 "이미 개발 초기 기획부터 3일, 3주, 3개월, 3년 사이클로 유저 세대와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으로 게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기존 게임들의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 이미 인기를 모은 게임들은 자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모니터링과 피드백으로 유저가 빠진다 싶으면, 누구나 혹하는 아이템을 무료로 주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 아이템들은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엄청난 혜택으로 (현금 아이템) 잠시 게임을 중단하던 유저도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하면 이 게임이 순위를 바꿀수 있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최근 모바일 게임 순위가 전혀 요동치지 않아서 몇 가지 이유를 찾아봤고, 이제는 모바일 게임도 자본이나 기존 유저풀이 없으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짧은 개발 기간과 저비용이라는 모바일 게임의 장점이 이제는 비슷한 장르게임의 양산과 낮은 마케팅 비용으로 변질되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모바일 신작 게임이 어느순간 치킨 전쟁이 되고 있다.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앞서가는 등 완전 새롭거나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이런 순위의 고착화는 당분간 지속 될 것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이제 자금력이 탄탄한 회사가 성공한 급성장한 개발사를 인수하고, 소수의 대형 게임사만 남게될 것 같아 우려가 되는 시점이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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