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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투입된 A-특공대의 젊은 심장… AMD A10-7800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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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9-17 17:44:19

     

    2011년부터 AMD는 A-시리즈 가속처리장치(APU)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비록 그 당시에는 CPU나 그래픽 프로세서(GPU) 따로국밥이 대세라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효율과 가격, 성능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되면서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AMD가 3세대 가속처리장치 ‘카베리(Kaveri)’를 2014년 초에 내놨다.


    발표 당시에는 이기종 시스템 설계(HSA)나 게임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인 맨틀(MANTLE)의 적용 등 충격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새로운 프로세서 아키텍처, 최신 라데온 그래픽 프로세서의 탑재도 눈여겨 볼 부분들이었다.


    문제는 라인업의 부재. A10-7850K의 가격대 성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언제까지 이 APU를 원-톱으로 세워 내보낼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실력 좋은 선수도 장시간 등판하면 힘이 떨어진다. 잘 하는 선수와 이를 뒷받침할 선수 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춰야 강해질 수 있다.


    AMD는 드디어 선수추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 A10-7800은 상위 APU 못지 않은 실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낮은 전력 소모량과 합리적인 가격대가 특징이다.

     


    ◇ 새로운 AMD 가속처리장치 라인업 확대 – AMD A10-7800은 기존에 먼저 선보였던 AMD 가속처리장치(APU) 라인업을 넓히기 위해 선보인 전략 프로세서 제품군이다. 코드명 카베리(Kaveri)로 알려진 새로운 APU들은 A10-7850K, A10-7700K, A8-7600 등 3종류 뿐이었다. 여기에 A10-7800과 A6-7400K가 더해지면서 총 5개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 5개 제품을 정리한 표. A10-7800은 상위 제품에 준하는 성능을 갖춘게 특징이다.


    A10-7800은 상위 제품에 준하는 사양을 갖추고 있다.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작동속도와 열 설계전력(TDP) 정도. 작동속도는 터보코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200MHz 차이로 성능 자체에 미미한 영향을 주겠지만 TDP는 30W 가량 차이로 꽤 큰 편이다. 기존 AMD APU의 TDP는 꽤 높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지적됐지만 카베리에 와서 많이 줄었고 이 제품은 그보다 더 줄어들었다.


    전력소모나 작동속도 등에 차이는 있어도 품고 있는 기술은 여느 카베리 프로세서들과 다를게 없다. 인간의 좌뇌와 우뇌처럼 필요에 따라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가 함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이기종 시스템 설계(HSA - 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가 적용됐다.


    이기종 시스템 설계에는 CPU와 GPU가 따로 쓰던 메모리 공간을 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이기종 통합 메모리 접근 공간(hUMA - heterogeneous Unified Memory Access)과 이기종 데이터 처리(heterogeneous Queueing)가 핵심인데, 이를 통해 성능과 효율을 높인다. 아직 모든 분야에서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 AMD는 맨틀과 HSA를 통해 게이밍 및 컴퓨팅 성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게이머를 위한 노력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AMD는 자사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에 효과적으로 접근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인 맨틀(MANTLE)과 이기종 컴퓨팅 설계(HAS) 등을 앞세우고 있다. 현재 여러 개발사들이 이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선보였고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다. 특히 배틀필드4는 맨틀을 적용하고도 실감나고 환상적인 전장을 잘 표현해냈다.


    AMD APU와 함께 별도로 라데온 R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기존처럼 APU와 그래픽카드를 묶어 가속하는 듀얼 그래픽스나 동일한 그래픽카드 두 장을 묶어 성능을 높이는 크로스파이어와 달리 카베리에서의 두 AMD 제품의 결합은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특히 맨틀 API와 만나게 되면, 외장 그래픽카드는 3D 효과를 가속하는데 힘을 쓰고 APU 내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물리효과들을 처리하며 그래픽카드의 부하를 억제한다.


    ◇ 무난한 프로세서 성능, 그래픽 가속 더해지니 씽씽 – AMD APU, A10-7800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다. 테스트는 상위 제품인 A10-7850K 대비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메인보드는 MSI의 A88XM-E35로 m-ATX형 메인보드다. 합리적인 가격에 AMD APU 시스템 운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외장 그래픽카드 장착을 지원하고 저장장치 6개를 연결할 수 있다.


    메모리는 DDR3-2133MHz 규격의 제품으로 AMD의 이름을 달고 판매되는 메모리다. 메모리에 특정 값을 기록해 필요에 따라 불러 쓰는 AMP(AMD Memory Profile) 기능이 있다.


    ▲ A10-7800 테스트에 쓰인 MSI A88XM-E35 메인보드. 작은 크기 대비 기능이 탄탄하다.

     

    ▲ 프로세서 내에 그래픽 프로세서가 있어 그래픽카드 없이도 영상 출력이 가능하다.

     


    ▲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APU 내 그래픽 프로세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속처리장치를 사용함에 있어 메인보드간 상성이 중요하다. 현재 새로운 메인보드는 FM2+ 기반의 소켓 플랫폼을 쓰고 칩셋은 A88X와 A85, A78, A75, A58, A55 등과 다양하게 호흡 맞춘다. 칩셋 이름은 다양하지만 확장성과 지원 기능에 따라 다르므로 제한적인 환경에서 PC를 사용한다면 하위 메인보드를 써도 무방하나 제대로 된 기능을 쓰고 싶다면 상위 칩셋을 선택하는게 현명하다.


    MSI A88XM-E35 메인보드는 AMD A-시리즈 프로세서와의 호환성과 함께 안정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크기가 작인 미니-ATX 규격으로 소형 PC를 구축하는 데에도 장점이 있다. 습한 환경에 강하고 정전기를 보호하거나 하는 등의 안정성에 초점을 둔 밀리터리 클래스 에센셜(Military Class Essentials) 기술이 적용된 점도 특징이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6만 8,000원 대.



    ▲ CPU 성능을 가늠하는 시네벤치 R11.5 애플리케이션의 테스트 결과.

     

    먼저 이미지를 그려내는 능력을 비교했다. 시네벤치는 CPU를 활용해 정해진 이미지를 얼마나 빠르게 그려내는지 테스트한다. 듀얼코어면 2개씩, 쿼드코어면 4개씩 정직하게 그려낸다. CPU 코어의 수와 개별 처리능력이 관건이다.


    여기서 A10-7800은 3.35점을 기록해 무난한 수준을 보였다. 경쟁사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AMD 프로세서들 사이에서는 인상적인 성능. A10-7850K와는 큰 차이가 없다. 작동속도의 차이에 대한 성능 차이가 그대로 점수에 반영되어 있다.



    ▲ 다양한 환경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는 PC마크8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


    PC의 성능을 여러 방법으로 테스트하고 수치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 PC마크8을 통해 두 제품을 비교했다. 가정에서 주로 쓰는 환경을 산정하고 테스트하는 홈 스위트(Home Suite) 항목에서는 A10-7800과 상위 제품간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 앞서 진행된 시네벤치 비교 테스트처럼 작동속도 차이에 대한 차이를 보여준다.


    어도비 CS6 계열 소프트웨어로 작업을 했을 때를 산정해 결과치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s) 항목에서는 여전히 두 제품간 차이가 미미함을 보여줬다. 두 제품간 사양은 작동속도나 배수해제 여부 외에는 거의 다를게 없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 하겠다.



    ▲ 성능 차이는 미미하지만 활동 시에 전력 소모는 차이가 제법 컸다.


    동일한 환경에서 PC마크8 애플리케이션 테스트가 진행될 때의 전력 소모를 측정했다. 일반 대기상태에서는 A10-7850K의 전력소모가 약 8W 가량 높았지만 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그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A10-7800간 최대 차이는 약 28W 가량이었다.


    배수 차이와 작동속도를 조금 줄이면서 전력 소모를 낮춘 점은 인상적이다. 사실, 오버클럭 도전 욕구가 많은 소비자가 아니고서야 굳이 오버클럭을 할 이유가 없다. 기본 사양으로 원하는 작업을 척척 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가속처리장치는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A10-7800의 전력소모 능력은 꽤 개선되었다고 봐도 되겠다.


    ◇ 인상적인 성능 갖췄지만… 시장 확대 위해 적극적인 노력 필요 – A10-7800 프로세서의 가격비교 사이트 최저가격은 약 13만 원대로 14만 원대인 A10-7850K 대비 가격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전력소모를 놓고 보면 A10-7800이 65W로 95W인 상위제품보다 30W 낮다. 약간의 속도 차이 외에 대부분의 사양이 같은 상황에서 30W 절감은 의미 있다 여겨진다.

     


    성능도 상위 제품인 A10-7850K와 비교해 살짝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PC로 다양한 작업을 실행하기에 무리 없는 수준.


    굳이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AMD의 국내 브랜드 인지도다. 인텔과의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던 과거의 영광을 빨리 되찾길 바란다면 큰 욕심일까? APU는 분명 인상적이고 매력적인 아이템이지만 시장을 넓히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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