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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던 궁극의 메신저에 한발 다가선 텔레그램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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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0-15 08:30:39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메신저는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수 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메시지들을 처리하려면 시스템 유지비와 인건비가 든다. 그러다 보니 메신저 운영 업체들은 메신저는 무료지만,  다양한 수익모델을 넣어서 수익을 취한다.


    메신저를 플랫폼화해서 다양한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그런 수익모델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게임 깔아라는 문자가 날아 오면 수신거부하기 바쁘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텔레그램


    결국 메신저 이용자와 메신저 회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용자들은 어느정도선까지는 이런 불편과 귀찮음을 참는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면 더 편리한 서비스를 찾게 된다. 메신저는 필수불가결한 서비스이다 보니 여러 업체에서 끊임 없이 만들고 항상 치열한 경쟁이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나와 자주 연락해야 하는 친구들이 그 서비스를 쓰느냐 안 쓰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10여년 전 ICQ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시작했을 때, ICQ에는 온갖 스팸들이 난무했다. 모르는 사람 혹은 외국 사람이 자주 이상한 문자를 보내 왔다. ICQ 회사측에서도 수익을 위해 온갖 광고나 부가서비스들을 붙였다. 한마디로 ICQ가 매우 지저분해져 있었던 것이다.


     MSN 메신저가 외면 받기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익에 쫒겨 온갖 광고나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붙여댔다. 네이트온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는 무료문자를 내세워 사람들을 끌어 모았지만, 나중에는 수익을 위해 네이트온 창에 온갖 잡다한 버튼들을 붙였고, 자사 서비스로 유도하기 위해 이용자들에게 인터넷 익스플로러 홈페이지를 강제로 바꾸거나 하는 등 짜증을 유발시켰다.


    이젠 카카오톡도 그런 류로 가고 있다. 초기에는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라 해서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을 끌어 모았으나, 수익 사업을 위해 게임 등을 붙여댔다. 다행히 수신거부 기능이 있어서 게임 당 하나정도만 추천 메시지를 받고 차단할 수 있게는 했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계속 추천 메시지가 날아 온다. 게임을 하게 되면 하트 등 여러가지를 달라며 조르는 메세지도 받게 된다. 이런 불편함은 이용자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이런 짜증이 한계에 다다르면 이용자들은 최고의 저항인 탈퇴를 선택하게 된다.


    그간의 메신저들은 다들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에 의해 운영 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쾌적하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불편해져갔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은 몇 년에 한번씩 메신저를 갈아타게 되었고, 그런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다.


    결국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만든 메신저는 비슷한 패턴으로 인기를 얻었다가 외면을 당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을 조금 괴롭힐수록 오래 살아 남을 수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된다.


    종국의 메신저는 어떠해야 할까? 메신저 업체 입장에서도 메신저 자체로는 수익이 별로 안 되다 보니 메신저로 사람들을 모은 후 다른 서비스를 붙여 수익을 내는 형태로 생각을 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이용자들은 한번 선택한 메신저를 별 문제 없으면 계속 쓰려 한다. 결국 메신저가 오래 가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행위를 가능한한 늦게 하거나, 적게 하거나, 혹은 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감청문제까지 겹쳤다.


    카카오톡 감청 문제가 불거지면서 텔레그램이 대안으로 알려졌고,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텔레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찾던 궁극의 메신저가 텔레그램과 같은 것일까?


    결국 이용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으려면 메신저 자체가 편리하기도 해야하지만, 이제는 암호화 등을 통해 수사기관이 들여다 보지 못하는 강력한 보안 기능도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텔레그램은 워낙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텔레그램을 만든 사람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조국 러시아를 버리고 독일로 망명까지 선택했다.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가 내 조국보다 중요하고, 내 목숨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텔레그램 사장의 스토리에 이용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모든 걸 포기하고라도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내려한 텔레그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최근 카카오톡 경영진들의 대응을 보면 실망감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텔레그램은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하는 메신저라는 부분에서는 이제 원조가 되어 버렸다. 다른 메신저들이 비슷한 기능을 달고 나오더라도 그건 유사품, 카피캣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PC 시대가 시작될 때 무료 운영체제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가 그랬고, 네트워크가 시작될 때 무료를 내세운 인터넷이라는 것이 그랬다. 리누스 토발즈는 무료 OS계의 대부가 되어 버렸고, 누구도 이 자리에 도전할 수 없는 원조가 되어버렸다. 네트워크가 처음 생겨날 때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있었으나 무료와 개방을 내세운 인터넷이라는 것이 대세가 되어 버린 것도 결국 이용자들이 원하는 궁극의 연결 방식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일제치하에 목숨 걸고 광복을 위해 싸운 상하이 임시정부 요인들은 우리 대한민국의 원조가 되어버렸다. 누가 뭐라해도 흔들리지 않을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확보해 버렸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은 영원히 무료에, 광고도 달지 않고, 절대로 수사기관이 들여다 볼 수 없는 강력한 암호화를 최고의 목표로 내결고 있다. 스토리를 알고 나면 쓰지 않을 수 없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텔레그램은 궁극의 메신저는 아닐 지 몰라도 타 메신저에 비해 그곳에 한 발짝 다가선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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