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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경영 개혁 가시밭길 이제부터 시작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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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1-20 13:37:48

    IT 업체에서 컴퓨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인 IBM이 궁지에 처해 있다. 10월 20일 발표한 2014년 7~9월기 결산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0분기 연속 수익이 감소했다.


    IBM의 버지니아 로멧티 최고 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에 실망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 대상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인정했다. 세계의 IT 업계를 견인해 온 IBM의 CEO가 전화 인터뷰에 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7~9월 결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223억 달러로 2012년 4~6월 이후의 수익 감소가 계속되었다. 최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6% 줄어든 1800만 달러로 매출에 비해 거의 이익이 나지 않았다. 투자가가 IBM에 던지는 시선은 차갑다. IBM의 경쟁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IBM은 이미 생산량에서 인텔과 삼성전자, 퀄컴 등 일류 기업이 크게 뒤쳐져 있다. 과거 축적된 특허나 우수 개발진에 입각한 고성능 제품으로 활로를 찾아내겠다고 했지만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IBM은 2005년 컴퓨터 사업을 중국 레노보 그룹에 매각하는 등 대담한 경영 개혁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성장 분야로 예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구글, 애플, 아마존닷컴 같은 신흥 IT 기업과 대결이 불가피한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IBM은 겨우 자신이 가진 문제를 인정하는 고통스러운 첫발을 내디뎠다. 다만 고통스러운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11년 창업된 IBM은 컴퓨터 업계의 기둥으로 활약해 왔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CEO을 지낸 루이스 거스너부터 서비스 사업으로 시프트를 진행해 왔다. 부실 매각과 기업 문화 개혁에서 성과를 남긴 거스너는 위대한 경영자로 명성이 나 있다. 후임인 새뮤얼 팔미사노도 2005년 PC 사업을 레노보그룹에 매각을 결정했다.


    한편 IBM은 발행된 자사 주식을 구입해 주식의 가치를 높이거나 고배당을 제공하는 “주주 친화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2002년 7월 58달러였던 주가가 2013년 1월에는 213달러까지 약 3.7배 향상되었다. 라이벌인 인텔은 이 시기 주가를 약 1.7배밖에 높이지 못하고, 다우 30종 평균에서 약 2배밖에 증가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IBM이 얼마나 투자가로부터 호평 받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이러한 IBM의 전략은 허상의 실적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비판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IBM은 2000년 이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138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설비 투자는 590억 달러, 인수에는 320억 달러밖에 쓰지 않았다. IBM이 잘못된 목적으로 자금을 써 온 것이 틀림없다.”고 지적한다.


    2012년에 CEO에 취임한 로멧티는 올해 1월 저가형 서버사업을 레노보그룹에 매각을 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팔미사노가 약속한 수익 목표도 철회하고 앞으로 수익을 내려서라도 클라우드 사업과 인공 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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