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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하드디스크 이야기 ② ­- 시대와 하드디스크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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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2-19 11:04:18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모바일 열풍은 하드디스크를 구시대의 유물로 보이게 만들었다. PC의 역할이 축소됨과 동시에 사용 빈도는 낮아졌으며,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같은 고속 저장장치까지 등장했으니 하드디스크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개인용 컴퓨팅 시장에서의 하드디스크 입지가 약해지는 것으로 이해했고 이것이 시장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인식의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다루는 데이터는 반드시 보관되어야 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망각한 셈.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수면 아래의 거대한 빙산을 보지 못한 것과 같다.


    클라우드 시대의 개막은 우리와 관계 없는 듯 조용하지만 생활을 근본부터 바꾸는 강력함을 함께 품으며 시작됐다.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수많은 사용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산하고 있다. 고화질과 고음질로 진화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고속 네트워크를 따라 내 PC와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디지털화된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 정보들은 결국 0과 1로 이뤄진 데이터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반드시 종착지인 저장장치로 이동하는 프로세스를 가진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데이터 저장장치 솔루션이 거대해지고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이유다. 수십억 세계인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데이터 무한생성 시대,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의 유통과 소비패턴에 맞는 합당한 솔루션을 쓰고 있을까? 하드디스크는 대부분 동일한 기술로 제조되고 비슷한 신뢰성을 가졌다고 본다면 이런 인식이 바로 오류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없는 하드디스크는 사용환경에 따라 예상과 다른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내는 물건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라 해서 다변화된 시장 환경에 능동적인 대처가 어려워졌다. 개인이나 기업 내부 인트라 망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일반화됐고, 21세기 들어 디지털화가 이뤄진 카메라 시장은 사회의 여러 위험요인을 24시간 감시하는 CCTV로 진화하며 1초도 쉬지 않고 세상을 담아내고 있다.



    ●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세분화되는 하드디스크
    하드디스크는 크게 일반 소비자용과 기업용으로 나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3.5인치 데스크톱 드라이브나 노트북이나 외장 하드디스크에 쓰는 1.8~2.5인치 모바일 드라이브가 대표적이다. 기업용은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에 쓰기 위한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시장을 위한 하드디스크는 시장 내 가격 흐름이나 사용 환경 등을 고려해 제작되어 왔다. 우리가 쓰는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과 안정성을 내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는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 받는다. 성능은 물론이고 항상 작동해야 하는 환경을 극복해야 하기에 높은 수준의 기술과 완성도를 요구 받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각각의 환경에 투입되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다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를 쓰기엔 비용의 제약이 크고 개인용 드라이브는 장시간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제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드디스크는 현재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 맞는 드라이브를 이미 선보이고 있다. 씨게이트의 NAS HDD나 서베일런스(Surveillance) 시리즈, WD의 퍼플(Purple), 레드(RED) 라인업 등이 이런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들이다.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만큼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용환경에 맞는 안정성과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용 하드디스크와 엔터프라이즈 하드디스크는 무엇이 다른가?
    같은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용도에 맞지 않는 하드디스크를 장착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CCTV 영상시스템에서 일반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 용도에 맞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고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장비를 설치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럼 일반 하드디스크와 엔터프라이즈용 하드디스크는 무엇이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동일한 3테라바이트(TB) 용량을 가진 두 하드디스크의 무게를 비교했다. 좌측이 일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이고 우측은 엔터프라이즈 하드디스크다. 약 80g 가량의 무게 차이가 발생한다. 흔히 엔터프라이즈 등급 제품이 무거운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사용된 부품의 수와 발열, 신뢰성을 위해 추가된 요소들에 의한 것이다.


    대표적인 차이로는 ▲데이터의 밀도 ▲모터의 내구성 ▲발열과 진동 ▲소비전력 ▲신뢰성과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5가지 특성은 하드디스크의 존체적인 성능과 내구성, 안정성, 신뢰성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획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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