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볍게 즐기는 하이파이 사운드, 에티모틱 'MK5' 이어폰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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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5-14 16:42:50

    에티모틱 리서치(Etymotic Research, 이하 에티모틱)는 국내에서 친숙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오디오 애호가 특히 에티모틱 팬들에게 절대적인 이어폰 사운드로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리스어로 귀에 진짜 소리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가진 에티모틱은 1983년 설립해 무려 30여 년 전에 최근 이어폰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은 인이어(커널형) 이어폰을 개발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1991년 출시한 인이어 이어폰 ER-4 시리즈가 여전히 에티모틱의 대표 이어폰으로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 에티모틱 스테디셀러 이어폰 ER-4 시리즈


     

    현재 이어폰으로는 가장 오랜 판매기록을 지닌 ER-4 시리즈는 특유의 플랫한 사운드와 해상력으로 오디오 매니아들과 사운드 엔지니어에게 여전히 선택된다는 점은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ER-4 시리즈는 에티모틱의 대표작이지만 그들은 에티모틱 리서치라는 브랜드명답게 꾸준히 새로운 오디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합리적인 몸값의 인이어 이어폰 MK5


     

    그 중 에티모틱사가 최근에 내놓은 인이어 이어폰 'MK5'는 그들이 내세우는 뛰어난 해상도와 플랫한 음색을 1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과연 그럴까? 에티모틱의 보급형 인이어 이어폰 MK5를 직접 들어봤다.

    ■ 에티모틱의 전통을 잇는 디자인


     

    MK5는 10만 원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패키지에서 거품을 없앴다. 블랙 색상에 두꺼운 하드케이스를 채택한 것이 아닌 얇은 케이스로 제품을 미리 볼 수 있는 투명 패키지로 구성됐다.


     

    에티모틱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사운드캣의 정품 인증 스티커는 전면에 부착돼 있다. MK5는 사운드캣을 통해 완전 파손을 제외하고 고장 시 2년간 새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운드캣의 서비스는 빠르고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정품 스티커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MK5의 디자인은 기존의 에티모틱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어폰이 귓속 깊숙이 들어가는 만큼 하우징이 길게 빠져있다. 이어팁을 빼보면 다른 인이어 이어폰보다 노즐이 길쭉해 이어팁이 쉽게 빠지지 않도록 해 여간해서는 이어팁을 분실할 염려가 없다.


     

    이어폰 하우징은 플라스틱으로 광택을 더했으며 회색으로 무난한 편이다. 케이블 길이는 1.2m로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음악 플레이어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좌우 케이블은 대칭으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음악 감상에 집중한 이어폰이라 스마트폰 음성 통화를 위한 마이크나 리모트가 담겨있지 않다.
     
    ■ 다양한 이어팁으로 골라 듣는 재미


     

    제품 패키지에는 휴대용 파우치와 이어폰에 기본적으로 끼워져 있는 1쌍의 이어팁과 패키지에 있는 3쌍의 이어팁, 셔츠 클립, 간단한 영문 설명서가 포함된다.


     

    먼저 휴대용 파우치는 헝겊 소재로 열고 닫기가 쉬운 지퍼를 달아 실용성을 높였다. 내부에는 칸이 나뉘어 있어 별도의 이어팁을 수납할 수 있다. 파우치는 납작하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가 좋고 이어폰을 넣기도 쉽다. 다른 인이어 이어폰도 담을 수 있기에 활용도는 높다.


     

    이어팁은 총 4쌍으로 2가지 크기의 3단 실리콘 팁 2쌍과 원통형 폼팁 2쌍이 들어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대, 중, 소 3가지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으로 구성되지 않아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이어팁 종류나 착용에 따라 사운드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 잘 어울리는 이어팁을 고르는 것도 에티모틱 리서치의 재미 중 하나다. 사운드캣의 음향기기 쇼핑몰 자운드에서는 에티모틱이 만든 다른 이어팁을 별도로 판매하는 만큼 색다른 이어팁 조합을 완성할 수도 있다.
     
    ■ 플랫 사운드, 놀랄 정도로 선명한 해상력

    저항값은 32옴으로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해 들어도 충분한 음량이 확보되도록 했다. 기본으로 끼워져 있는 중간 크기의 3단 이어팁을 꽂아보니 귀에 꽉 맞지 않아 라지 크기의 투명 3단 이어팁으로 즉시 바꿔서 음악을 들어봤다.


     

    MK5 역시 에티모틱의 제품답게 매우 플랫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6mm 크기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통해 소리를 울리며 특별히 저음이나 고음이 힘을 주지 않았지만 굳이 따져보면 고음에 힘을 조금 더 음색에 가깝다.

    인상적인 것은 매우 선명한 해상력이다. 많은 이어폰을 들어봤지만 10만 원대 미만의 제품에서 이러한 해상력을 지닌 이어폰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특징이 없는 보급형 이어폰의 밍밍한 소리가 아니라 소리가 살아 숨쉬는 듯 생생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힙합 장르를 들으면 재미있게도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중저음이 아니라 생생하게 들리는 랩퍼의 목소리가 귀에 더 가까이 들어온다. 여성 보컬 음악에도 잘 어울리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이들에게 착 감기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록 음악을 듣기에도 무리가 없지만 너무 선명한 사운드에 귀가 피곤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원통형 폼팁으로 바꿔서 들어봤다. 폼팁은 착용 전 손으로 살짝 눌러 압축시키고 바로 착용하면 귀에서 자연스럽게 부풀어 올라 착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폼팁으로 들었을 때는 저음이 좀 더 풍성한 느낌이 들었지만 MK5의 선명한 사운드는 여전하다.

    생생한 사운드로 음악을 듣는 재미도 상당하며 플랫한 음색이지만 저음과 고음이 분명하게 울려 음악을 진지하게 듣는 용도로도 훌륭하다. 이전에 잘 들리지 않던 소리를 분명하게 잡아주는 디테일도 뛰어나다.

    MK5를 포함한 다른 에티모틱의 이어폰은 귓속 깊숙이 착용하도록 만들어져 차음성도 상당한 수준이다. MK5를 착용할 때에는 귓바퀴를 잡고 뒤로 당겨 이어폰이 깊이 끼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주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차음성을 내기 때문에 운동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위험할 정도다.

    ▲ MK5 주파수 응답표. 청력을 보호하기 위한 설계가 들어갔다

    여기에 MK5는 청력 보호를 위한 주파수 설계가 되어 있다. 에티모틱은 조용한 소리나 부드러운 사운드는 더욱 선명하게 들릴 수 있도록 하면서 고음이나 시끄러운 주파수 응답을 낮춰 사용자의 청력을 보호하도록 했다.


     

    또한 이어폰이 귓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케이블이 옷깃 등에 스치며 나는 터치 노이즈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셔츠클립을 제공해 터치 노이즈를 줄인다. 셔츠 클립을 사용해도 고개를 돌릴 때 들리는 노이즈를 완전히 없애기가 어려운데 MK5는 유닛을 귀 뒤로도 돌려 착용할 수 있어 터치 노이즈를 크게 제거할 수 있다.

    착용감도 준수하다. 이어폰은 얇고 가벼워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부드러운 이어팁으로 착용감도 편안한 편이다. 그렇지만 워낙 뛰어난 차음성으로 인해 오랜 시간 음악을 듣게 되면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어 적당히 귀를 쉬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 하이파이 사운드의 입문 제품으로 어울려


     

    에티모틱 리서치의 MK5는 10만 원 미만의 이어폰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선명하고 디테일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가격을 떠나 MK5와 사운드 퀄리티를 비교했을 때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이어폰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본격적으로 음질이 좋은 이어폰을 찾는 이들에게 잘 어울리며, 귓속 깊숙이 끼워 넣는 만큼 착용에 대한 연습은 조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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