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29 15:47:04
현재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넷마블 석자로 설명할 수 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과 흥행작 수는 독보적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흡사 넷마블을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매출 차트 상위권에서는 넷마블의 작품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화제가 되곤 한다.
이런 넷마블게임즈가 다시 한 번 시장을 뒤흔들 대형 모바일RPG ‘이데아’를 겨울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PC온라인게임 급 콘텐츠와 완성도를 강조하는 점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넷마블의 의지가 엿보인다.
실제로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나타난 넷마블과 ‘이데아’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접근성이 뛰어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넷마블 측에 따르면 ‘이데아’의 비공개 테스트에 참가한 이용자는 16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성황리에 서비스 중인 대작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이런 대작 개발을 진두지휘한 넷마블앤파크 김홍규 대표를 만나 ‘이데아’의 탄생과 성장과정, 목표를 물어봤다.
◆3년-100억-100명-16만명, ‘이데아’가 대작인 이유
“‘이데아’를 개발하는데 3년이란 시간과 10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자됐어요. 60여명으로 시작했던 개발팀도 100명에 육박합니다.”
김 대표는 담담하게 답변했다. 대작 모바일RPG로 평가받는데 합당한 자원이 투자됐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보통 이를 강조하기 위해 부연설명이 길게 이어지지만 김 대표는 간단명료하게 말을 끝냈다. 여러 대작으로 단련된 김 대표지만 신작 출시를 앞둔 긴장감이 말투에 묻어났다.
‘마구마구’로 게임시장에 우뚝 선 넷마블앤파크(구 애니파크)와 김 대표에게 있어서도 게임은 낯선 존재다. ‘A3’, ‘차구차구’ 등 많은 작품을 선보였지만, 아직도 쉽지 않은 게 게임개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게임을 만드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데아’도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졌어요. 이용자의 요구, 시장의 흐름(트렌드)을 반영하는 작업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5월 간담회를 진행한 시점에서 론칭 준비가 마무리됐었는데, 아직도 콘텐츠를 늘리고 완성도를 가다듬는데 주력하고 있네요.”
이용자와 목소리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라는 대목에서 긴장감이 더해졌다. 그만큼 ‘이데아’를 개발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고민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이어 ‘이데아’ 개발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론칭일을 결정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개발자의 욕심은 게임을 더 다듬으라고 속삭였지만, 개발을 책임지는 대표의 입장과 대립했다.
게다가 넷마블이라는 석자도 김 대표의 어깨를 짓눌렀다. 성공할까 실패할까. Yes냐 No냐는 문제가 아니었다.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얼마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김 대표와 ‘이데아’ 개발진이 조금이라도 더 질을 높이고 싶어지는 이유기도 했다.
▲21대 21일 실시간 길드전 영상(영상출처: 넷마블 유튜브 채널)
◆키워드는 ‘실시간’, PC온라인과 겨루고 싶어
“던전이 몇 개고, 맵이 몇 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실시간’이 더 중요한 키워드라 보고 있습니다. PC온라인게임을 설명할 때 ‘실시간’이란 부연은 하지 않지만, 모바일게임들은 실시간 콘텐츠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이런 모바일RPG 시장의 흐름을 ‘이데아’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데아’의 콘텐츠의 풍부함을 자랑해달라는 요청에 김 대표는 콘텐츠의 양이 핵심이 아니라며 역설했다. 모바일게임을 PC온라인게임과 견주려면 양이 아닌 질로 비교해야 한다며. 그가 설명한 ‘질’은 동기화로 대변되는 ‘실시간’이었다. 이용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소통하고 어우러져서 결과에 바로바로 대응되는, ‘실시간’이야 말로 ‘이데아’를 설명하는 하나의 단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데아’의 콘텐츠는 실시간 반영이 기반되도록 의도했다. 레이드-길드전-사냥(PVE)-이용자간 대결(PVP) 등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실시간 협력과 공략이 전략과 재미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라며 “이용자들이 ‘이데아’를 통해 모바일기기로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었다”고 슬쩍 욕심을 드러냈다.
◆다 함께 즐기는 RPG 세상
그렇다면 ‘이데아’는 하나의 월드에 많은 이용자가 모이는 MMORPG를 목표로 개발된 것일까. 아니다.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접해본 ‘이데아’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를 지적하는 질문에 김 대표는 이용자 경험(UX)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서로 얽혀 만들어지는 흐름과 전략을 ‘이데아’에 녹이고 싶었다고. 특히 상위 1%만이 즐기던 공성전과 길드전 등을 모든 이용자가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였다고 첨언했다.
“모바일게임의 특징은 ‘대중성’입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온라인게임에서 최상위 콘텐츠인 길드전은 소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습니다. 보통 이용자는 길드전에 도전하기 힘들었어요. ‘이데아’를 통해 실시간으로 다함께 즐기는 공성전의 재미를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어느덧 ‘실시간’과 ‘대중성’을 비슷한 빈도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모바일게임이 남녀노소 누구나(스마트폰만 가지고 있다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이니 만큼, RPG와 ‘이데아’에 이 특징을 녹여야 했다. 이런 고민 끝에 장비와 스킬 시스템을 접목한 ‘이데아’만의 특징이 탄생했다.
◆전략과 전술을 지양하는 모바일RPG
“MMORPG가 재미없어지는 이유는 궁극의 장비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육성의 다양함에서 ‘정석’이라 불리는 모범답안이 나와 버리면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도 반감되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비에 스킬을 부가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데아’의 특징 중 하나는 장비에 스킬 시스템을 담았다는 것이다. 장비에 따라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이 변하고, 전략이 달라진다. 많은 장비를 수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것이 캐릭터의 강함을 뽐낼 수 있는 길이다.
“게임을 잘 아는 이용자들은 알려주지 않아도 사냥을 잘해요. 반면 일반적인 이용자들은 게임을 알아가는 과정을 스트레스로 여기지요. 따라서 이용자가 마음대로 스킬을 찍고 장비를 선택하더라도 사냥에 무리가 없는,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장비에 스킬을 부여한 시스템도 이런 욕심이 담겨있는 셈입니다.(웃음)”
실제로 ‘이데아’는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 여러 장비를 조합하고 싶으면, 그냥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게이머가 여러 던전에 최적화된 전략과 전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는 욕심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특징은 TCG에서 한정된 카드를 조합해 최고의 덱(카드 묶음)을 구성하는 것과 닮았다. 또, 한정된 자원에서 최고의 효과를 거두는 것을 전략-전술이라 표현한다면, ‘이데아’는 전략 모바일RPG로 불러야 할 것이다. 이런 특징은 앞서 ‘실시간’을 강조하며 이용자간의 협동으로 전략이 발생한다던 김 대표의 설명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이데아’는 우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넘어 이용자 스스로가 각자의 재미를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남들이 간 길을 똑같이 걷기 보다는, 게임 속에서 이용자라는 개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가다듬어 나갈 것입니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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