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9 21:30:39
IT스타트업 회사들 사이에서 ‘피봇’이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피봇(Pivot)은 창업가들이 초창기에 세웠던 목표를 바꾸어야 할 때, 사업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페이팔이나 인스타그램은 피봇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팔 창업자는 처음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지만, 이후에 6차례에 걸친 피봇을 통해 결제시스템으로 모습을 바꾸어 지금의 페이팔로 성공을 거두었다.
인스타그램도 초창기 체크인 서비스에 중점을 둔 SNS였지만 페이스북이 인수한 이후 과감하게 이미지 중심의 SNS로 변신하는 피봇을 단행해 성공한 사례다.
이처럼 사업초기와는 다른 아이템으로 고심 끝에 칼을 갈고 피봇 해 사업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사례를 국내 IT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이 피봇을 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은 이들 성공의 공통분모다.
■ 웹디자인 회사에서 ‘IT인재중개서비스’사업으로 피봇 한 ‘퍼니피플’
퍼니피플 (대표 윤선희, www.funnypeople.co.kr)은 2007년 웹디자인 회사로 출발해 웹,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UX컨설팅, 공공웹사이트 등 다양한 IT관련 사업을 해왔다.
퍼니피플이 수행했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국세청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구축, 국회 입법예고 및 의안정보 모바일 구축 등의 각종 관공서의 접근성 관련 프로젝트가 있다.
퍼니피플의 윤선희 대표는 웹 에이전시 회사를 운영하면서 IT서비스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자 기존의 서비스 영역에서 벗어나 ‘기업형 IT인재중개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 하면서 피봇을 결정했다.
IT서비스 인력 시장은 과열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전문 인력들의 능력이 저평가되고, 낮은 단가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니 성공률은 물론 일의 퀄리티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퍼니피플은 이러한 IT업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간 인재중개 서비스’로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기로 한 것.
퍼니피플은 여러 업체와 프리랜서가 가격경쟁을 벌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입찰경쟁 구조를 과감히 버리고, IT인재중개 플랫폼을 만들어 그 곳에서 프로젝트 발주사들은 인재들의 프로필과 레퍼런스를 보고 선택을 하고, 수행사 소속 인재들은 그들 본연의 가치대로 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수행기업은 기업 소속의 유휴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프로젝트 발주기업은 검증된 인재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이 아닌 기업 대 기업으로 계약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이 수행 인력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프로젝트 중 일어날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책임소지를 분명히 할 수 있다.
최근 퍼니피플은 중견SI기업인 유플러스아이티와 소속 회원사의 개발 인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 계약을 성사시키고, 한국IT프리랜서협동조합과 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아이템을 변경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앱 개발사에서 데이터 분석회사로 피봇 중인 ’리나소프트’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실시간 파악하는 애플리케이션 ‘넌 얼마나쓰니’를 개발한 리나소프트(대표 김성관)는 앱 개발사에서 데이터 분석회사로 피봇 중이다.
‘넌얼마나쓰니’는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해 주는 앱으로, 하루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하고, 어떤 앱을 주로 쓰고, 어떤 시간에 주로 사용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또한 다른 사용자들의 사용 시간과 비교해 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지를 알 수도 있어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를 파악해 낭비를 줄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넌얼마나쓰니’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데이터가 축적되어 사용자 패턴 분석이 가능해 져 자연스럽게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사업아이템을 구상하게 되었다.
앱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앱 개발자만 있었는데 지금은 백엔드 개발 부터 빅데이터 분석까지 자체 개발이 가능한 팀이 구성이 되어있다. 이를 통해 앱 개발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회사로 사업을 변경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사용자 기반의 모바일 앱 사용성 분석 서비스인 ‘유비하인드 애널리스틱’ 서비스를 출시해 데이터 분석회사로의 성공적인 피봇을 알렸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사용자 17만명의 앱 사용패턴을 분석하여 앱별 사용시간, 사용빈도, 시간대별 사용현황 등을 성별, 나이 별로 세분화 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자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재 월 8억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20만개 이상의 앱에 대한 사용성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 SNS기반 광고 서비스 업체에서 오프라인 매장 관리 프로그램 개발 업체로 변경 ‘조이코퍼레이션’
조이코퍼레이션(대표 최시원)은 원래 SNS기반 광고 서비스인 ‘애드바이미’를 운영하다가 피봇을 했다.
온라인 광고 서비스를 통해서 온라인 마케팅에 있어 수치 기반의 의사 결정과 온라인 로그를 통한 유저 분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후 조이코퍼레이션은 오프라인 매장관리 프로그램인 ‘워크인사이트’를 개발해 사업아이템을 변경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자체 개발한 센서와 방문객들의 휴대폰 무선 신호(Wi-Fi 및 블루투스)를 통해 기존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적용되던 고객 분석 서비스를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일본의 고객사를 중심으로 약 350여개 매장, 1500개 센서를 납품했다.
워크인사이트는 대형 브랜드 체인과 중소형 매장까지 맞춤형 서비스로 운영 가능하다는 점과 자체 개발한 센서로 유동인구수, 유입고객수, 체류시간, 구매전환율 및 재방문율 등의 빅데이터를 추출하는 한편 분석까지 제공한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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