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명작 텐키리스 키보드의 화려한 귀환, 제닉스 ‘스콜피우스 M10TSFL’


  • 신근호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6-03-16 16:31:47

    우리가 텐키리스 키보드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책상 면적을 적게 차지하는 작은 크기가 매력적이다. 키패드만 떼어놓았을 뿐인데, 가로로 길쭉한 일반 키보드보다 공간 효율성이 훌쩍 올라간다.

    모니터며 마우스며 스피커까지. 이것저것 들어찬 내 좁디좁은 책상 위에서 자그마한 텐키리스 키보드는 숨통을 트이게 한다.

    특히 게이머라면 텐키리스 키보드가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바쁘게 마우스를 놀리다 보면 키보드가 거치적거렸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터다.

    웬만한 게임에서 숫자패드는 쓸 일이 없다 보니 공간만 차지했던 부분이다. 여기서 텐키리스 키보드는 좀 더 넓은 범위의 마우스 컨트롤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마우스패드 또한 넉넉한 녀석으로 골라 깔아놓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효율적인 텐키리스 키보드를 주력으로 쓰는 이용자는 아직 많지 않다. 아마 일반 키보드에 비해 부족한 라인업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지만 키캡의 촉감, 축의 반발력, 부가 기능과 외형까지 신경 쓰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다양하게 맞추기에는 그 종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

    제닉스 SCORPIUS M10TSFL
     

    이런 까닭에 제닉스(Xenics)가 새로 출시한 텐키리스 키보드 스콜피우스(SCORPIUS) M10TSFL'은 환영할 제품임이 틀림없다.

    청, 적, 갈축 골고루 라인업을 꾸린 이 키보드는 검은색과 흰색 2개 색상으로 나와, 손맛은 물론 외형에도 민감한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끌기 충분한 제품으로 보인다.

    전작 M10TFL의 준수한 성능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화려함을 더한 키보드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흰색 텐키리스 키보드의 매력

    스콜피우스 M10TSFL의 전체적인 외모는 깔끔하다. 87키가 가지런히 담긴 직사각형 몸체는 무광 처리되어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빛이 반사되어 반들반들한 질감이 느껴지는 키캡은 손끝에 착 달라붙는다. 더불어 ESC키나 화살표 키 주변에 음각으로 홈을 새겨 심심함을 줄인 점이 눈에 띈다.

    ©

    크기는 숫자패드를 뺀 텐키리스 키보드의 표준적인 몸집이다. 가로 370mm, 세로 140mm, 두께 40mm로 새로움보다는 범용성을 지향한 크기다.

    무게 역시 925g으로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묵직함이 느껴진다. 과격한 손놀림에도 키보드 밀림을 막는 한편, 휴대하더라도 무리 없을 무게다.

    색상은 검은색과 흰색 2개로 나뉘어 나왔다. 검은색이 묵직하고 견고한 인상을 준다면 흰색은 세련된 외모를 자랑한다. 흰색 키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반가울 일이다. 흰색, 그것도 텐키리스 제품군 중 흰색은 흔하지 않다.

    ©

     
     
    자판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스콜피우스 M10TSFL의 자판은 일반적인 키보드의 키 배열을 따랐으나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 예컨대 스페이스 키 주변에 한자 입력키나 한/영 변환키 등이 빠지고 알트(ALT)키가 바로 양옆에 자리 잡았다.펑션(Fn)키를 조합한 알트키나 컨트롤(Ctrl)키로 조작하는 방식이다. 문서 작업보다는 게이밍에 최적화된 키 배열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

    대신 백스페이스키는 크기를 키웠다. 거의 엔터(Enter)키와 비슷한 크기일 정도다.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며 채팅을 많이 하기에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엔터키는 일자형(ㅡ) 생김새를 채택했다.
     

    ©

     
    키보드 높낮이는 위쪽 줄은 높고 가운뎃줄은 낮으며 다시 밑줄에서 올라가는 아치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손의 각도를 생각해 키캡 높낮이를 서로 달리하는 스탭스컬쳐2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인 덕에 안정적인 타자를 할 수 있다. 게이밍 키보드가 갖출 기본 구성 면에서 흠잡을 곳 없이 설계됐다.
     
     

    화려한 풀컬러 LED, 효과도 다양해

    스콜피우스 M10TSFL의 키캡은 ABS 재질이며, 두 가지 색의 플라스틱을 덧씌우는 이중사출 방식으로 글자를 각인했다.

    각인이 지워지지 않기에 반영구적이고 보급형 제품의 LED 키캡보다 내구성 면에서도 준수한 키캡이다. 덧붙여 별도 구매해 PBT 키캡으로 교체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영문은 이중사출, 한글은 프린팅이다.

    ©

     

    색 표현이 뛰어난 이중사출 키캡의 장점은 스콜피우스 M10TSFL이 자랑하는 화려한 LED 효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스콜피우스 M10TSF는 전작보다 훨씬 다양한 1690만 색 LED를 지원하는데, 이후에 설명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키 하나하나 원하는 색상으로 개별 컬러 지정까지 가능하다.

    ©

    LED 효과도 다양하다. 물결처럼 점등하는 웨이브 모드, 무작위로 색깔이 변경되는 랜덤 모드, 누른 키캡을 기준으로 빛이 퍼져나가거나 밝기를 자동 조절하는 효과 등 다채로운 LED 효과를 즐길 수 있다.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게임을 즐기곤 한다면, 스콜피우스 M10TSFL의 LED가 만드는 분위기에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카일 스위치 사용, 무한동시입력과 매크로는 기본

    이제 스콜피우스 M10TSFL의 본격적인 성능을 살펴봐야겠다. 스콜피우스 M10TSFL은 카일(Kailh)사의 적, 갈, 청축을 채택했다. 최근 기능과 내구성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기계식 키보드 시장 점유율을 높인 스위치다.

    ©

     
    실제로 만져본 스콜피우스 M10TSFL 청축 제품은 타자하는 동안 경쾌한 키감이 느껴졌다. 키가 눌리는 구분감이 손 끝에 확실히 전해지면서 키캡이 튕기는, 청축 특유의 키감 그대로다.
     
    멤브레인이나 플린저 키보드와는 확실히 다른 기계식 키보드만의 타자 느낌을 스콜피우스 M10TSFL 역시 한껏 살려냈다.

    제원을 보면 키 스위치 수명은 5천만 회며, 압력은 청축 60g, 갈축 55g, 적축 50g이다. 부드럽게 쑥 눌리면서 조용한 제품을 찾는다면 적축을, 부드럽지만 서걱거리는 구분감과 어느 정도의 반발력을 원한다면 갈축을, 딸깍이는 경쾌함과 기계식 키보드만의 매력인 확실한 구분감/반발력을 원한다면 청축 제품을 찾으면 되겠다.

    ©

    또 기계식 키보드답게 스콜피우스 M10TSFL은 무한 동시 입력을 지원한다. 여러 키를 동시에 눌러도 입력이 되기에 멤브레인 키보드와 달리 고난이도 커맨드를 입력해도 씹힐 걱정을 줄인다. 이 무한 동시 입력은 펑션키를 조합한 명령으로 6키와 N키 모드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각종 기능키도 빠짐없이 갖췄다. 먼저 게이밍 키보드의 필수 기능키라고 할 수 있는 윈도우 잠금키를 비롯, 볼륨 조절이나 미디어 플레이어 조작 키 등은 모두 펑션키와 F6~F12 키를 조합해 실행할 수 있다. 윈도우 잠금키 등은 게임모드 실행한 LED 불빛으로 표시되어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하드웨어 매크로 지원이다. 스페이스바 오른쪽 알트키에 포함된 하드웨어 매크로 키를 이용하면 각종 게임의 단순 반복작업이 손쉬워진다. 또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매크로와 개별 키 설정, LED 효과 등을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어 활용성을 높인다. 펑션키와 조합한 F1~F5키는 프로파일 저장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게임의 맞춤 활용도 가능하다.

    ©

    ▲ 금도금 USB 케이블을 탈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밖에도 스콜피우스 M10TSFL은 꼼꼼한 만듦새를 자랑한다. 제품 밑면에는 미끄럼 방지 패드를 장착하고, 세 갈래 선정리 가이드를 구성해놔 케이블 정리를 돕는다.

    케이블은 직조 재질로 꼬임방지와 함께 노이즈 필터를 채용했으며, 금도금을 통해 신호 전송률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도록 신경 썼다. 어느 모로 살펴봐도 고성능 키보드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구성이다.

    ©

    ▲ 제품 구성품으로 간단한 설명서와 청소 도구가 포함된다

     

     

    텐키리스의 키보드의 선택지를 늘리다, 제닉스 스콜피우스 M10TSFL

    처음에도 설명했지만 텐키리스 키보드의 활용성은 높다. 일단 휴대하기 좋지 않은가.

    우리가 프로게이머는 아니더라도 요즘은 PC방 갈 때 개인 게이밍 기어, 예컨대 손에 길들어진 마우스 정도는 챙겨가는 시대다.

    키보드까지 휴대한다면 어느 곳에서 어떤 PC를 접하더라도 본연의 실력을 입력장치에 대한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을 터다.

    ©

    만약 그 키보드가 흔히 볼 수 없는 화려한 LED 효과와 함께 정갈한 외모, 준수한 성능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조금 과장해, 스콜피우스 M10TSFL을 꺼내놓고 롤(LoL)을 한다면 당신이 브론즈 승급전을 치루더라도 겉보기에는 최소한 플레티넘 승급전급으로 생각할 것이다. “궁이 안 나갔다”며 키보드 샷건을 쏠 일도 없을 것이란 얘기다.

    스콜피우스 M10TSFL는 준수한 성능의 새로운 텐키리스 키보드를 원하던, 또 흰색 외형에 화려한 LED 효과를 원하던 소비자라면 한 번쯤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할 제품으로 생각된다.

    10만 원을 넘지 않는 착한 몸값도 마음에 드는 부분. 기계식 키보드 입문용으로도 적당하다. 게이밍 기어로 이름 날리는 제닉스가 소비자의 선택지를 또 한 번 늘렸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628888?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