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충격적인 범죄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부모가 자식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 범죄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무차별 살해하는 ‘묻지마 범죄’까지, 예전이라면 상상하기도 힘든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지도층은 연일 뇌물 수수나 비자금 문제에 연루되어 검찰에 출두하고, 그러면서도 낮은 형량을 받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도덕’이 붕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는 신간 '위험한 도덕주의자'를 통해 지금의 세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날린다.

‘착한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노인은 무조건 공경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행위의 목적과 본질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세뇌당했을 뿐이라고 말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도덕 교과서는 늘 윤리를 지키고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사람은 왜 도덕을 지켜야 하는지, 도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핵심을 비껴나간 채 어떻게 행동할지만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TV 홈쇼핑처럼 도덕적 행동을 강매하는 것일 뿐 부도덕의 극치”라고 일침을 놓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도덕을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도덕은 무조건 지키고 따라야 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깨뜨리고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도덕적이라고 생각해온 가면 뒤에 숨겨진 것들. 편견과 고정관념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깨뜨리며 우리 시대에 필요한 도덕의 개념을 재정립해준다. 나아가 ‘새로운 도덕’이 무엇이고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자인 기타노 다케시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배우로 더 잘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코미디언, 배우, 방송 진행자 등으로 활동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다.

대표작인 '하나비Hana-bi'는 한국에서 개봉된 최초의 일본 영화인 동시에,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자신만의 관점으로 사람들의 통념과 선입견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특유의 어법으로 무엇이 진실인지를 까발리는 것을 즐긴다. 저서로는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 노트', '죽기 위해 사는 법', '독설의 기술', '모두들 하고 있습니까' 등이 있다.

기타노 다케시의 신간 '위험한 도덕주의자'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 위험한 도덕주의자 표지

베타뉴스 전소영 (pres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