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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출근길 민심 호도” MB정부, ‘시선집중’ 현미경 사찰


  • 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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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1 08:30:11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근길 여론을 좌우한다며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겨례가 21일 보도했다.

    당시 국정원은 특히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당일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이 프로그램의 PD 성향을 ‘현미경’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측은 2009년 말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라는 명목으로 조사를 벌인 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보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송사 차원의 노력과 함께 행정제재와 왜곡 활동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국정원은 6개 라디오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손석희가 출근길 민심 호도” MB정부, 시선집중도 사찰_980200


    국정원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 ‘좌파 편들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그 외 방송에 대해서도 ‘좌편향 타성으로 편파방송이 체질화됐다’고 평가하고 ‘각 방송사 경영진에게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런 평가에 따라 국정원은 좌편향 진행자 퇴출 등을 추진하고, 이런 활동의 성과가 미흡하게 나타날 경우 봄철 프로그램 개편 등을 통해 문제의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포맷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편파방송을 근절해야 한다며 방송 장악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결국 국정원이 지목한 프로그램들은 이후 순차적으로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교체되는 등 국정원의 평가 및 진단에 따른 주문이 현실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손석희 앵커는 2000년부터 13년간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한 뒤 지난 2013년 5월 10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박건식 전 MBC PD협회장은 지난달 22일 SNS에 올린 글에서 “당시 방송사 간부가 (손석희 하차를 위해) 시선집중 제작진과 간부, 라디오국 간부 등 손 앵커 주변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베타뉴스 이환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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