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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마저 색깔론으로? 나경원을 보는 국민들 시선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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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24 09:50:39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주세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의 제목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 올림픽 단일팀 구성은 올림픽 헌장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단일팀 구성 반대`서한을 보냈음을 밝혔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 연합뉴스

    이를 두고 화가 난 한 국민이 청와대 게시판에 나경원 의원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을 올린 것이다.

    나 의원은 단일팀 구성 반대 이유에 대해 "단일팀 구성을 위해 최종 엔트리를 확대하는 것은 올림픽 헌장 취지인 `공정한 경쟁`에 배치된다"며 "무엇보다 단일팀 구성으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사실상 박탈되는 측면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견 이해되는 설명임에도 불구하고 나경원 의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유는 올림픽에 색깔론을 덧씌웠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IOC 및 IPC에 북한 체제선전장 활용 가능성, 정치적 중립 원칙 위배 우려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북한 핵 개발 이전 90년대 사고에 갇혀 시대를 역행하는 한반도기 공동입장,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북한의 체제선전장으로 둔갑되어선 안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게시판 청원자는 "국민을 믿지 못하는 것인가, 평화를 바라는 국민이 대다수일 텐데 북한의 공연단, 예술단, 단일팀이 선전체제를 앞세우고 있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수원에 사는 서정숙(42)씨도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얼마나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우월주의에 빠져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라며 "사실 북한 예술단이나 선수단이 와서 `김정은 동지!`, `북한 인민주의!`라고 강력히 선전을 해도 그걸보고 빠져드는 국민들이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다들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 우리가 북한 방송을 보면서 발음따라 하면서 웃는거 보는 걸 모르나 보다"고 실소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에 나경원 의원이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 초청을 추진하려고 했던 전력을 비추어 `이중잣대`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2012년 6월, 당시 2013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경원은 "북한 선수를 초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통일을 함께 고민하는 방법도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그때의 북한 선수들은 남한에 와서 체제선전을 안 했을까?, 그때의 북한은 스페결 올림픽을 통해 체제선전을 안 했을 까?"라고 반문했다.

    나경원 의원의 반대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추진에 대한 정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사람이 많았고 결국 정부도 사과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해야 했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결국 색깔론을 덧씌우고 그걸 국제기구에 서한까지 보내면서 이념전쟁에 지쳐버린 국민들에게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 정치권 일각에서의 시각이다.

    "누가 정치인 아니랄까봐, 망신이다. 정말, 집안싸움 세계에 자랑하는 게 애국이야?"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하는 도중 대구에 사는 한 시민이 기자에게 남긴 말이다. 이 일침을 나경원 의원은 진지하게 고찰해봐야 하지 않을까.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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