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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건전성 '빨간불'...예대율 101.2%


  •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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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24 16:00:22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예금으로 조달하는 돈 이상을 대출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방지하려면 예대율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50조203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전달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여신 잔액도 같은 기간 순증하며 50조803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전체 예대율은 101.2%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탐욕 도 넘었다...예대율 101.20%_1044290

    예대율이란 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의 비율로, 예대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예금 증가율보다 대출 증가율이 높아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전달(100.63%)보다도 0.53%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저축은행 예대율이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6년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96.44%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1997년, 103.58%)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지난 연말 저축은행들이 대규모의 특판 행사로 수신액을 1조원 이상 늘렸더라도 전년 말 수준인 96% 이하로 예대율을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들도 평균 예대율이 100%를 넘어섰다. SBI, OK, 한국투자, 애큐온, JT친애 등 대형 저축은행 5개사의 평균 예대율은 101.21%로, 지난해 같은 기간(98.96%)보다 2.25%포인트 급등했다.

    OK저축은행(110.39%)이 16.19%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SBI저축은행(95.45%)과 JT친애저축은행(90.3%)도 각각 3.71%포인트, 3.9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그간 높은 예대율로 관리에 들어갔던 한국투자저축은행(102.60%)과 애큐온저축은행(107.32%) 등은 같은 기간 각각 9.94%포인트, 2.60%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상회할 수 있는 것은 금융권 중 유일하게 저축은행만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은 100% 이하로, 신협ㆍ농협ㆍ수협 등 상호금융권은 80%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은 예대율 규제를 만들 당시 업계규모가 크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저축은행권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6년간 각종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정상화된데다 자산 2조원 클럽에 가입한 업체가 5개사나 생겨 규모도 커진 만큼 이제는 예대율 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베타뉴스 이동희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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