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올 여름 40℃ 무더위…‘블랙아웃 ’ 없다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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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7-19 07:13:56

    -공급능력 지속 개선…전력예비율 10%이상으로 ‘정상’
    -민관, 꾸준한 전기절약 캠페인·모니터링…만일에 대비

    #. 2011년 9월 하순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장.
    -장관은 우리나라에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경우 복구에 며칠이 걸리는지 아세요?
    ▲네, 일주일이면 복구 가능한 것으로 압니다.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최소 20일은 넘게 걸립니다.
    당시 국회 지식경제위원인 한 야당 의원과 최중경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질의와 답이다.
    같은 해 지경부 국감은 9월 15일 발생한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순환정전이 화두이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예고 없이 이들 지역에 대해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
    정전 발생 직후 최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이지만, 정전을 도외시 하고 청와대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국감 직후인 11월 최 장관이 옷을 벗은 가장 큰 원인이었고, 정부는 이들 지역의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피해를 보상하는 유례없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전력 예보.

    장마가 사상 세번째로 짧게 끝나고 연일 30℃ 중반대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한 냉방기 가동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지만, 올 여름 블랙아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35℃를 기록한 전날 국내 최고전력사용은 오후 5시 8671만㎾로 전년 같은 날(8268만㎾) 4.9% 증가했다.

    이는 올 여름 들어 최고 사용량이었으며, 이날 전력예비율은 12.7%, 1105만㎾로 정상 범위에 머물렀다. 이날 국내 전력 설비능력은 1억1721만만㎾, 공급능력은 9776만㎾를 나타냈다.

    전력 당국이 2011년 순환정전 이후 전력 공급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순환정전 당시 국내 전력 설비능력은 9881만㎾, 공급능력은 7062만㎾이었다. 이날 최고 전력사용은 오후 3시 6728만㎾로, 전력예비율은 5%(334만㎾)로 ‘관심’ 단계로 파악됐다.

    전력당국의 전기 절약 캠페인 문구.

    그러다 정부의 발전소 추가 건설 등으로 1년 후인 2012년 9월 15일에는 각각 8155만㎾, 7630만㎾, 5581만㎾(12시)로 예비전력은 2049만㎾,  36.7%의 예비율을 기록했다.

    이후 설비능력과 공급능력, 사용향은 꾸준히 늘면서 같은 날 기준으로 사상 최고 전력사용을 보인 지난해 9월 15일에는 1억1421만㎾, 9228만㎾, 6952만㎾(17시)를 각각 집계됐다. 이 시각 예비전력은 2276만㎾로 32.7%의 예비율을 보였다.

    앞서 국내 전력공급능력은 2016년 사상 처음으로 1억㎾(1억103만㎾)를 돌파했다.

    올여름 들어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19일에도 예비율은 10%를 넘어 전력 수요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력당국은 내다봤다.

    이를 감안할 경우 올해 블랙아웃이 없을 것이라는 게 산업부 전망이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펼치고 있는 에너지절약 캠페인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전력수급 현황.

    정부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6∼8월과 11∼익년 2월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상점의 개문 냉방영업을 금지하고, 가정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을 줄인 가구에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전력 공급능력이 개선되면서 별도의 수급대책기간을 운영하지는 많지만, 전력당국은 항상 전력 수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력당국은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산업체를 대상으로 참여를 신청한 기업에 대해 전력이 부족할 경우 전기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민간 단체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 전기공사공제조합(이사장 김성관), 에너지시민연대 등은 서울 명동에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했다.

    개문 냉방 영업중인 점포. 종전 전력당국은 전력수급 대책기간 개문냉방 영업 3회 적발시 과태료를 부과했다. 현재는 미시행. 

    이들 단체 회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00명은 명동 일대 상점과 시민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기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전파했다.

    류재선 회장은 “올바른 전기 사용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위험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시민의 관심과 전기 절약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과 박경선 주무관은 “최근 발전소 증설 등으로 전력 수급 상황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도 “언제 위기가 닥쳐올지 몰라 여전히 전기절약 캠페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전 개문 냉방 영업시 단속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최근 상황이 단속 요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전기절약을 위한 계도 등은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력당국은 예비전력이  500만㎾ 이상이면 ▲정상, 400만㎾ 이상~500만㎾ 미만이면 ▲준비, 300만㎾ 이상~400만㎾ 미만이면  ▲관심, 200만㎾ 이상~300만㎾ 미만이면  ▲주의, 100만㎾ 이상~200만㎾ 미만이면  ▲경계, 100만㎾ 미만이면  ▲심각 단계를 각각 운용하면서 전력수급에 주력하고 있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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