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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은행장, 업계 ‘넘버2’ 탈환에 속도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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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18 06:30:41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8천억원넘버3’ 탈환
    -12월 지주사 전환시 성장 탄력외투 유치에 올인
    -지주사인가, 출자력7조원공격적 M&A ‘세불리기

    손태승(사진) 우리은행 은행장이 업계 2위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0년대 중반까지 국민은행에 이어 붙박이 업계 2인자이었다.

    이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밀리면서 2008년부터 업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1조807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4842억원)보다 21.8% 급증하면서 하나은행을 제쳤다.

    손 은행장의 이 같은 실적이 2007년(1조3360억원) 이후 반기 실적으로 11년만에 최대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 내 2위 탈환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같은 기간 업계 2위 신한금융지주는 2조5099억원의 연결 영업이익를 달성했다.

    이를 감안해 손 은행장의 행보가 빨라졌다. 손 은행장이 당초 임기 내 지주사 전환을 약속했지만, 이를 올해 마무리 짓고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우리은행은 7월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내달 인가가 유력하다.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기업의 투명경영을 위해 국내 경제계에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고 있고, 경쟁은행들이 지주사 전환 이후 크게 성장하는 등 금융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 은행장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17일부터 23일까지 영국과 스웨덴을 직접 방문해 투자설명회(IR)를 갖는다. 그는 같은 목적으로 5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각각 IR을 진행했다.

    외국인 지분율의 경우 하나금융이 71.3%, KB금융이 70.3%, 신한금융이 69.3% 등인 반면, 우리은행은 27%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이번 손 은행장의 출장에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자금 확충으로 계열사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사업 다각화, 조직 정비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지주사 전환의 시발점이 규모의 경제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계열사는 7개사이지만,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는 각각 13사, 14사, 11사, 10사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손 은행장은 사업 다각화에도 주력한다. 현재 우리은행은 은행업을 기본으로 카드, 펀드와 자산운용, IT관련 등 제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나, 경쟁사들은 여기에 증권과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등 다양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보험, 리츠, 금융투자, 종금증권 등 13개 비은행 계열사 사명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이유이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출원한 사명은 우리생명보험, 우리손해보험, 우리금융투자, 우리종금증권, 우리금융재보험, 우리재보험, 우리리츠운용, 우리리츠AMC, 우리AMC, 우리부동산신탁,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관리,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등이다.

    은행법상 출자한도는 자기자본의 20% 수준이라 현재 우리은행의 출자 여력은 6000억원에서 7000억원 수준이다. 지주사 인가가 떨어지면 출자 여력이 7조원으로 급증하기 때문인 점도 이번 출원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주사 전환에 필수인 증권사와 생명보험, 화재보험 등 시장에 매물이 없다. 최근 가장 큰 증권사 매물이던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으로, 생보사 오렌지라치프는 신한금융 품으로, 대한화재는 롯데로 각각 주인을 바꿨다.

    우리은행 서울 회현동 본점.

    우리은행은 내달 인가가 떨어지면 주주총회, 주식 교환 등을 거쳐 내년 2월 금융지주사로 출범한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매각이 다소 아쉬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12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앞으로 성장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우리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은행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 주가가 최근 1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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