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기획] 쏟아지는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분노, 이유는 무엇?


  • 이승희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8-11-05 10:04:00

    [베타뉴스 = 이승희 기자] 지난 11월 3일 블리즈컨 2018에서 유저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넷이즈를 통해 개발된 모바일 액션 RPG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 소식 때문이었다.

    디아블로 모바일 버전에 대한 기대는 있었지만 이번 공개는 환영 받지 못했다. 여러 의미로 좋지 않은 여건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은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으며, 유튜브 공식 영상 등에 '싫어요'를 누르며 항의 아닌 항의를 하고 있다.

    단순히 모바일 버전의 등장으로 유저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블리자드 자체 제작이 아니라는 점이다. '디아블로 임모탈'은 중국 넷이즈가 IP를 활용해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블리자드의 협력이 있었다고 했지만 개발은 넷이즈 쪽에서 도맡았다. 디아블로라는 대형 IP를 개발하청을 줬고 블리자드의 가장 중요한 팬 페스티벌인 블리즈컨의 메인으로 공개했다.

    최근 블리자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형 게임을 선보인 적이 없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확장팩이나 '오버워치' 영웅들이 추가되는 업데이트와 기존 작품의 리마스터 그리고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블리자드는 이번 블리즈컨 2018에서 '디아블로'에 대한 떡밥을 대거 뿌렸다. 'D4' 프로젝트에 대한 구인부터 블리자드 커뮤니티 매니저 브랜디 캐멀의 "연말에는 뭔가 보여드릴 게 있을 수도 있다"라는 발언 등을 통해 '디아블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런 기대감 속에 공개한 게임이 '디아블로 이모탈'이다. 블리즈컨 가장 중요한 시간에 배정된 발표에서 말이다. 블리즈컨에서 블리자드의 자체 개발작이 아닌 게임이 메인으로 소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 인앱 결제로 인한 '디아블로 이모탈' 게임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모험을 즐기며 아이템 파밍의 재미가 뛰어난 게임이다. 액션적인 측면도 있지만 다양한 전설, 세트 아이템을 조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모바일의 '유료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유저들이 모바일 버전에 비난을 쏟아낸 건 이런 형태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임모탈' 공개 이후 인터뷰를 통해 아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지만, 인앱 결제가 아이템 파밍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VIP 시스템이나 세트 아이템 결제 등 논란을 일으킬 유료화 모델이 들어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프로모션 영상에서 공개된 캐릭터들의 이질감도 지적 받았다. 상당수의 유튜브 댓글 중에 "캐릭터의 디자인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보인다. 우리가 흔히 보던 일명 중국식 디자인이라 디아블로 팬들에겐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블리자드의 대응도 문제였다. 유저들의 평가가 나쁘게 나올 수도 좋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공식 계정에서 유저들의 반대 성향의 글들을 줄줄이 삭제하는 대응에 유저들은 더 많은 글을 올리며 항의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블리즈컨 2018 현장에서 유저의 질문에 "당신들은 휴대전화가 없냐?"라는 발언한 것도 최악의 대응이었다. 이런 대응은 블리자드가 게임 및 자사 IP를 바라보는 시각이 종전만 못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아직 '디아블로 임모탈'이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게임이 나온 후 다시 한 번 평가를 받겠지만, 블리자드의 이번 시도는 그들이 생각하는 얼음 왕국에 큰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걸 보여준 씁쓸한 단편이 아닐까 싶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