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10만원 짜리 3D 프린터는 실현 가능할까?


  • 우예진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4-07-30 11:11:26

    “손이 잡히는 가격이 고품질 3D 프린터”는 너무 달콤한 유혹이었다. 현재 3D 프린터 시장은 일종의 불완전 연소 상태다. 꿈을 쫒는 얼리어답터들이 열광하면서 큰 돈을 투자하는 상황까지 왔지만, 본격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가격 인하와 프린트 과정의 간소화는 꼭 넘어야 할 산이다.

     

    따라서 3D 프린터 업체들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대량 판매가 가능한 시기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일반 유저가 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하는 것. 비싼 부품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대량 생산이 필요하다. 그런데 가격 인하를 서두르게 되면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 잡동사니밖에 출력할 수 없는 수준의 제품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아픈 교훈을 얻은 것이 바로 3D 프린터 업체인 모타(Mota)였다. 7월 초 모타는 킥스타터(Kickstarter)에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3D 프린터를 제조하겠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량 생산 효과를 노리던 모타는 99달러(약 10만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3D 프린터를 제안했다. 아마도 수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최근 이런 종류의 클라우드 펀딩에서 예외적인 성공을 거둔 더 마이크로(The Micro) 3D 프린터는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그친 바 있었다.

     

    캠페인을 시작한 후 며칠 만에 모타는 킥스타터 운동을 중단했다. 공동 투자자인 케빈 파로(Kevin Faro)는 투자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하고 싶지 않았고, 고 퀄리티의 제품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출시하기도 싫었다. 아쉽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이 판명되었다.

     

    며칠 동안 여러분의 코멘트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3D 프린터 기술의 본격적인 보급이 가능하게 될 가격 인하를 실현하기 위해 더 열심히 연구하기로 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취소한다.

     

    모타는 명예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프로젝트를 취소한 것은(며칠 간 이미 6만 5000달러 모금), 목표로 한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거나 품질이 뒤떨어진 제품을 출하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다. 하드웨어 클라우드 펀딩에서는 종종 그런 일이 발생하다.

     

    또 하나 모타의 캠페인이 실패한 원인은 폐쇄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모타는 3D 필라멘트에 전용 카트리지를 이용하고 있다. 킥스타터에서는 “사용자를 옥죄고 높은 카트리지를 판매할 상술"이라는 비판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필라멘트 카트리지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현재 프린터 본체를 그렇게 싸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3D 프린터 같은 초기 기술 시장은 어려운 곳이다. 향후도 원대한 비전이 플라스틱의 현실 앞에서 패해 달아나다 일이 되풀이 될 것은 없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601299?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