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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15, 개발자가 아닌 복제자로 전락한 애플의 고뇌?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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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6-13 10:20:39

    연례행사가 된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5)가 6월 9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었다. 1989년부터 매년 개최 중인 WWDC는 올해로 26번째를 맞이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욱 큰 주목을 끌어 온 행사로서 변화의 진원지로 평가되었다. 이번 행사는 4월 발표된 애플 워치에 이은 애플의 다음 한 수에 주목이 집중되었다.

    2시간 반에 걸친 기조 강연의 주요 주제는 OS X 엘 캡틴(El Capitan), iOS 9, 워치(Watch) OS 2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 애플 뮤직 등 4가지. 대체로 사전에 떠돌던 소문들이 실체화된 것이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애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진화한 시리(Siri) : 이번 발표에서 매우 깊은 인상을 준 것은 변화된 시리였다. 몇 년 전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단말기와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단순한 툴 정도의 존재였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보다 자연스러운 질문에 대응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하는 진정한 의미의 에이전트로 진화했다. 실제로 새로운 음악 서비스의 음원 접속 등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다.

    사생활에 대한 깊은 대응 : 애플의 이번 발표에서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유저의 사생활 보호에 대해 애플이 부쩍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검색과 구매 등 다양한 행동을 통해 유저의 구매 이력 등의 사생활 정보가 유출된다. 이들 정보는 광고, 쇼핑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애플은 유저의 사생활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태도를 명확히 했다. 사용자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 중인 구글에 맞서는 형태다.

    애플 뮤직 : 이번에 발표된 신규 서비스 애플 뮤직은 정액제 음원 서비스. 지금까지 아이튠즈에 의한 음악 전송 서비스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애플이지만 아이튠즈의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정액제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현재 스포티파이(Spotify)를 필두로 한 정액제 음원 서비스는 급속히 성장 중이다.

    애플 뮤직은 음악 업계에 양날의 검이 된다. 정액제 이용을 원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대량 음악에 접속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뮤지션이나 레코드 회사의 수익성은 매우 악화된다.

    또한 애플은 애플 뮤직을 아이폰 등 자사 단말기 이외에도 제공할 뜻을 표명했다. 지금까지 매력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형성된 생태계로 압도적인 수익성을 실현했던 애플의 디바이스 제조사로서의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OS 점유율 경쟁에서 안드로이드의 구글과 경쟁이 격화되는 한편, 음악 전달 서비스에서는 이미 다수의 회원을 보유한 스포티파이라는 거대한 경쟁 상대가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스포티파이와 유사한 애플 뮤직처럼 이번 발표에 대해서 “애플은 신상품 개발자가 아닌 복제자로 전락했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예전처럼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는 현재 애플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이 과연 현 비즈니스의 규모와 수익을 유지하고 살아남을까? 향후 크게 주목되는 포인트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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