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게임스의 ‘C9'이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4관왕의(대상, 사운드, 그래픽, 캐릭터 부문) 영예를 누렸다. ‘이변이 없는 한 C9이 수상하지 않겠냐’이라는 업계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됐다. 특히 사운드, 그래픽, 캐릭터 등 기술 창작상 부분을 휩쓸어 한국 게임기술력을 한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온라인게임 부분 출품작은 눈에 띄게 줄었다. ‘아이온’, ‘아틀란티카’, ‘헬게이트’, ‘프리우스’, 등 대작들이 경합한 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C9', ‘에이카’, ‘메탈레이지’ 등 5개 작품만 온라인게임 경쟁부분에 올랐다. 그만큼 신작 불황에 허덕였던 2009년 온라인 시장에서 ‘C9'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대한민국게임게임대상을 수상한 NHN게임스 김병관 대표

 

▲ 게임의 완성이 아닌, 재미의 완성
C9 개발을 총괄한 김대일 실장은 “게임의 완성이 아닌, 재미의 완성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그의 확신처럼 C9은 ‘재미’와 ‘혁신’, 두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2년 전, C9이 처음 공개되자 업계는 물론 유저들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시엔 서든어택을 필두로 한 FPS와 와우 중심의 MMORPG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 C9이 추구하는 액션RPG는 비주류 장르에 속했다.

 

화려한 비주얼과 세밀한 연출을 요하는 액션RPG는 온라인 게임으로 구현하기에 기술적 부담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아크로드, R2 등 MMORPG 개발사로 잔뼈가 굵은 NHN게임스가 차기작으로 액션RPG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C9 개발을 총괄한 김대일 PD는 “MMORPG는 어쩔 수 없이 사냥하고 레벨업 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보다 능동적이고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액션RPG 장르를 택했다”고 말했다.

 

C9가 추구한 액션RPG의 재미는 유저들에게 통했다. 화려한 그래픽과 직관적인 조작은 단순한 마우스 클릭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8월 오픈한 C9은 액션게임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손맛을 보여줬다. 오픈 초 7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흥행신화를 이었다.

 

C9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한국 게임시장의 장르 변화를 이끌었다. 수년간 계속된 FPS 시대가 가고, 액션RPG 시대를 열렸다. C9 이후 ‘마비노기 영웅전’, ‘테라’ 등 액션 위주의 게임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 통해 그래픽 한계 극복
C9은 온라인게임의 그래픽 기술력의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최고의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그래픽카드 전문 업체 AMD와 손을 잡았다. 단순한 마케팅 제휴가 아닌 양사의 기술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켰다. C9은 AMD제품 발표회에서 최초 시연을 했으며, 오픈과 함께 AMD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AMD와의 협력을 통해 두 업체 모두 윈윈 효과를 거두었다. AMD의 기술을 도입해 C9의 그래픽 품질을 높였다. AMD 라이트볼륨 시스템으로 더욱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했으며, 테셀레이션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저사양 게임에서도 좋은 품질의 게임을 보여주어 이번 게임대상 그래픽상 부분을 수상했다.

AMD도 C9이란 흥행타이틀을 제품 홍보에 적극 이용했다.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C9 이벤트를 펼친 후 평소에 비해 2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AMD 최은정 매니저는 "하드웨어가 성장함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게임”이라며 “C9과 AMD의 윈윈전략은 게임과 하드웨어가 함께 발전해 나가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 신비주의 캐릭터 마케팅 전략 '위치블레이드'
콘텐츠 관리도 철저하다. 콘텐츠가 바닥나 유저들이 하루아침에 썰물처럼 빠지는 기존 게임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오픈때 게임 전체 배경인 9대륙에서 2대륙까지 선보이고,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나머지 콘텐츠를 차근차근 업데이트 했다. 각기 특징이 다른 던전들을 선보여 다음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철저한 캐릭터 관리도 한몫했다. 신규 캐릭터 ‘위치블레이드’는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일관했다.  NHN은 ‘위치블레이드’에 대한 정보공개를 자제하며 유저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게임 오픈 때는 캐릭터 의상을 입은 모델을 공개했고, 지스타 에는 캐릭터 스크린샷과 영상만 짧게 공개했다.

 

지난 17일 테스트서버에 추가된 ‘위치블레이드’는 C9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정상을 차지한 C9은 2010년부터 해외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NHN은 일본 및 중국, 미국에 설립된 해외지사를 통해 C9의 수출을 진행중에 있다. 1년 후 한국을 넘어 세계에 진출한 글로벌 C9을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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