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30 17:58:07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텔은 흥미로운 프로세서 라인업을 구성했다. 알파벳 F가 포함되는 제품군이 바로 그것. 사실 인텔은 종류에 따라 알파벳을 제품명에 포함시킨다. 대표적인 것이 오버클럭에 특화된 K 제품군이다. 이 외에 초저전력에 특화된 모바일 프로세서용 U나 데스크톱용 T, HEDT 프로세서에 붙는 X나 XE 등도 존재한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붙은 알파벳 F는 내장 그래픽을 제외한 제품에 포함되는 용어다. 이 명칭은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용 프로세서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패브릭 대응)에 먼저 쓰인 바 있지만 이번에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이를 바탕으로 인텔은 프로세서 라인업을 새로 구성했다. 코어 i3부터 코어 i9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오버클럭을 위한 K 라인업도 예외는 아니다. 거의 모든 라인업에 F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선택의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내장 그래픽 유무가 실제 성능에 영향을 주게 될까? 코어 i9 9900KF를 통해 알아보자.
■ 내장 그래픽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코어 i9 9900KF에는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인 ‘인텔 UHD 그래픽스 630’이 비활성화된 상태로 출하된다. 설계 구조 자체로만 보면 과거 시절로 회귀한 셈이다. 인텔은 클락데일 기반의 코어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내장 그래픽 기능을 추가해 왔다. 이후에는 HEDT 프로세서 라인업(현 코어 X-시리즈)과 전문가용 프로세서를 제외하면 내장 그래픽 기능이 빠진 적 없다.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 봐야 한다. 사정은 복잡하다. 현재 인텔은 프로세서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가깝게 본다면 현재 14nm 공정에서 10nm 공정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문제일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레 물량 확보(수율)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공정 전환으로 인해 일부 라인의 가동이 어렵다면 물량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된다. 그러나 후자의 상황이라면 지혜를 발휘해 극복 가능하다. 말 그대로 문제가 생긴 부분을 비활성화해 타 라인업으로 출시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내장 그래픽 기능이 제외된 F 라인업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서다.
기본적인 사양은 9900K 혹은 9900KF 모두 동일하다.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기존 3.6GHz로 작동하며, 터보부스트를 통해 최대 5GHz까지 상승한다. 스마트 캐시 용량도 16MB로 같고, 열설계전력(TDP) 또한 95W다. 모든 것이 동일하며 단지 차이점이 내장 그래픽 유무뿐이다.
특성도 동일하다. 인텔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기존의 접합(Soldering) 방식을 다시 부활시켰다. 인텔은 이를 STIM(Solder Thermal Interface Material)이라 부른다. 코어와 히트스프레더 사이의 공간을 열전도 성능이 높은 인듐을 활용해 접합하는데, 접합 방식이 서멀 페이스트 대비 열전도율이 더 높기 때문에 냉각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
■ 내장 그래픽 없는 9900KF의 성능은?
9세대 코어 i9 9900KF 프로세서는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낼까?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를 갖춘 동일 라인업 프로세서(i9 9900K)와의 성능 비교를 통해 실력을 확인해 봤다. 메인보드는 ASUS ROG 막시무스 XI 익스트림(Z390), 메모리는 모두 동일하게 지스킬 트라이던트Z DDR4-3200 16GB(8GB x 2)로 구성했다.
이 외에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080 파운더스 에디션을, 저장장치는 샌디스크 울트라 SSD 1TB가 쓰였다. 운영체제는 윈도 10 64비트, 드라이버는 모두 최신 버전을 적용한 상태다.
우선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3DMark Fire Strike) 내에서 측정되는 물리 연산 점수를 확인해 봤다. 해당 벤치마크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처리하는 결과(그래픽 점수) 외에 프로세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물리 연산 항목을 함께 측정하고 있다. 실제 게임 내에서 프로세서는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외에도 엔진 내에 처리되는 오브젝트의 정보와 물리 연산 등에도 사용된다.
테스트 결과, 코어 i9 9900K는 2만 5,209점을 기록했다. 이어 이뤄진 코어 i9 9900KF의 테스트 결과는 2만 5,153점을 기록하면서 두 프로세서간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가 존재 하더라도 오차범위 내라고 볼 수 있다.
프로세서의 자원을 활용해 이미지 렌더링을 실시하는 시네벤치(Cinebench) R15 테스트를 이어 진행했다. 프로세서의 스레드 수에 따라 처리하는 영역 또한 넓어지기 때문에 성능에 영향을 준다. 그렇지만 두 프로세서는 내장 그래픽을 제외하면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어서 결과가 어떨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정작 테스트를 진행하니 앞서 이뤄진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두 프로세서 간 성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코어 i9 9900K가 2,079 cb, 코어 i9 9900KF가 2,081 cb라는 결과가 이를 잘 말해준다.
영상 변환 테스트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HWBOT x265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에서 UHD 영상 변환을 테스트하니 두 프로세서 모두 116초(1분 56초)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두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상품이며, 내장 그래픽 유무에 따른 물리적 차이만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다.
■ 사용자 취향에 따라...
9세대 인텔 코어 i9 9900KF. 테스트 결과로 보면 내장 그래픽이 있는 코어 i9 9900K와 비교해도 성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래픽 프로세서 유무 외에, 속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F라고 해서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 오버클럭을 시도한 결과, 잠재력은 두 제품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제품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용자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될 문제다.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가 필요 없다면 9900KF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혹시나 내장 그래픽을 사용할 상황이 온다고 예상된다면 해당 기능이 있는 9900K를 구매하면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코어 i9 프로세서 특유의 뛰어난 성능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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