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아닌 전자담배 배터리도 폭발… LG화학 배터리가 어쨌길래?

전준영

입력 : 2019-06-05 18:23:43

▲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배터리 폭발사고 현장 (사진=시사저널 보도사진 갈무리)

'국내 첫 사례' 전자담배 배터리 폭발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폭발하면서 사용자의 얼굴에 심각한 부상을 입힌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부상으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LG화학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5일 시사저널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3월 10일 자택에서 충전된 전자담배 배터리를 장착하고 가열 버튼을 누른 순간 얼굴 앞에서 배터리가 폭발했다.

A씨는 곧바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로 호송됐으며, 진단 결과 오른쪽 눈 아래뼈, 오른쪽 위턱, 코뼈 등 골절상을 입었다.

또한 오른쪽 날개연골의 손상 및 파열, 피부 화상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를 통해 공개된 병원 진단서에는 "전자담배가 폭발하며 얼굴 여러 곳에 부상 소견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A씨는 사고 접수와 처리 과정에서 보인 LG화학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폭발로 인한 부상이 발생했음에도 LG화학의 조치가 적극적이 않았다는 것.

A씨는 "LG화학이 국내에서의 사고 발생을 대비한 처리 절차를 마련해 놓지 않았다"며, "사고 발생 두 달이 지난 시점에야 뒤늦게 폭발한 배터리 수거에 나서는 등 사고 조사에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 "전자담배 업체에는 공급 안해"… 판매처 고발 검토 중

A씨의 주장에 LG화학은 배터리 셀의 폭발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자담배 업체에는 판매를 금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폭발한 전자담배 배터리는 제조업체에 판매한 적도 없으며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라는 점을 강조했다.

LG화학은 "해당 전자담배에 들어가 있는 단전지는 개인에게 판매를 금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불법 유통된 단전지로 인해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에 법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단전지 판매처를 고발 조치하는 것을 현재 검토 중"이라며, "안전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제작되는 착탈식 전자담배, 휴대용 선풍기 등에 규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도 한 남성의 호주머니에서 전자담배가 폭발하며 사용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