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네스코, 여성 목소리 내는 “시리나 알렉사”는 명백한 성차별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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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0 10:23:07

    ▲ 시리는 노르웨이어로 승리를 이끄는 아름다운 여성을 의미한다 © 홈페이지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일반 가정에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 스피커. 유네스코는 "스마트 스피커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음성 어시스턴트의 목소리는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심어 다음 세대에게 잘못된 여성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 등 우리 주변에 보급 중인 음성 어시스턴트는 왜 모두 여성의 목소리일까? 음성 어시스턴트 속 여성의 음성은 고분고분한 태도를 취하면서 고객의 요청 및 성희롱과 같은 대화에도 친절하게 대응한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너는 매우 매력적이군”이라고 질문하면 여기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는 등이다.  

    이런 대응 방식은 최근 수정이 이뤄졌지만, 이런 음성 어시스턴트에는 순종적인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5월 말 유네스코는 최근 수많은 음성 어시스턴트의 목소리가 여성 또는 초기 여성의 목소리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제의 원인을 다양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고 성 인식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기업과 정부에 음성 어시스턴트를 여성의 목소리로 초기 설정하는 것을 멈추고 중성적인 음성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유네스코는 성명에서 "순종하고 상냥한 여자처럼 행동하는 기계가 우리 집과 차, 사무실 안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음성 어시스턴트에 의해 편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만 봐도 음성 어시스턴트가 제작 단계부터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이 개입되었음은 분명하다. 고대 가장 큰 도서관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유래된 알렉사라는 이름은 여성을 지칭한다. 시리는 노르웨이어로 승리를 이끄는 아름다운 여성을 뜻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는 이 회사의 슈팅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형 AI의 이름이다. 

    유네스코가 지적했듯이 AI 분야에 종사하는 남녀의 숫자는 큰 차이를 보인다. AI 연구자 중 여성 비율은 12%,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여성 비율은 겨우 6%다.

    유네스코는 "음성 어시스턴트의 성이 제작 단계에서 여성으로 의식된 것은 악의적인 편견보다 무의식적인 편견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자각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AI를 탑재한 음성 어시스턴트가 급속히 보급 중인 현상을 근거로 미래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기준을 지금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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